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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7.12.05 약 16.5만자 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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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곧 스무 살이 됨에도
아직까지 보육원에 신세를 끼치고 있는 이안.

당사자도 모르게 진 빚을 갚기 위해
그의 곁을 서성거리는 예하.

유난히 추운 겨울,
각자의 사정으로 계절을 헤매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났다.

“그쪽, 돈 많아요?”
“응.”
“얼마큼요?”
“네가 원하는 걸 다 해 줄 수 있을 만큼.”

함께하면 할수록 불어나는 의심과 음모.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과연 이들은 헤매는 계절, 겨울을 지나
봄의 문턱으로 다가설 수 있을까.


▶잠깐 맛보기

“몸이라도 팔아야 하나.”

극단적인 생각이 스쳤다. 코끝에 내려앉은 눈송이처럼 녹아 사라지고 싶다.

“살기 싫다.”

생각보다 소리가 크게 나왔다. 공기에 울리는 자신의 목소리가 이질적으로 와 닿았다.
스스로 한 말에 스스로가 내뱉고도 놀라 두 입을 막고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시체 같은 여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몸, 팔 거야?”
“네?”
“몸 팔 거냐고.”
“…….”
“아니면 죽을 거야?”

이안은 발에 못이라도 박힌 듯 움직이지 못했다.
자신의 혼잣말을 들었다는 생각에 화가 났고, 수치스럽기도 했다. 그저 잠깐 찰나 생각한 걸 당신이 들은 것뿐이라고, 신경 쓰지 말라고 화를 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스스로가 한심스러웠다.
왜냐면 처음 생각한 게 아니라서. 스스로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숨기고, 숨기려던 진심이니까.

“그럼 돈이 있으면 살 거야?”
“심심하면 다른 데 가서 장난 받아 주는 사람 찾아보세요.”
“진심이야.”
“……진심요?”

이 대화에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마치 답을 추궁하듯 그를 바라보는 여자의 눈이 희미하게 가늘어졌다. 아주 미세한 변화였다. 이상했다. 조금 전에는 흐릿한 시야가 트였던 기분이라면 이번에는 순식간에 모든 시야가 흐릿해지고 이 여자만이 뚜렷하게 보였다.

“죽을 거라면, 네가 죽기 전의 시간을 내가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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