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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8.02.09 약 13.6만자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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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많은 사랑을 했지만 한 번도 진짜 사랑을 해보지 못한 재희와 부모님처럼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대를 구속하기 두려워 이제야 처음으로 사랑을 시작한 지율. 둘은 서로에게 PD와 작가가 아닌 남자와 여자가 되었다.
그러나 낯설고 서툰 사랑은 둘에게 해피엔딩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고 ‘관계자 외’로 밀어내려고 했다. 과연 둘은 언제쯤 완벽한 ‘관계자’가 될 수 있을지…….



-본문 중에서-


“뭐……야? 설마?”

그녀의 얼굴 쪽으로 불빛을 내린 그는 그녀의 얼굴이 식은땀으로 번들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폐소 공포증이었다. 말로만 듣던 폐소 공포증을 앓고 있는 그녀에게 조금 전 버럭 소리를 지르고 비아냥거린 것이었다.

“젠장……. 이 여자야. 진작 말했어야지. 내가 그렇게 말하는데 왜 가만히……. 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하는 거냐고? 응?”

자신이 그렇게 응급 상황에 문외한이라는 사실에 부끄러웠다. 뭘 해줘야 그녀에게 도움이 될지 아는 것이 없었다. 고작해야 그녀에게 버럭버럭 소리 지르는 것 외에는. 정신없이 몸을 떨어대고 앉은 그녀에게 또 소리만 지른 자신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지만, 그녀가 걱정되어 견딜 수 없었다. 허옇게 치켜뜬 눈동자의 그녀를 보고 있자니 어떻게든 그녀가 정신을 차릴 수만 있다면 뺨이라도 올려붙여야 하는 생각될 정도였다.

“손…… 좀 잡아 줘요. 손만. 곧 괜찮아질……. 제발…….”

그가 소리 지르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신을 차리고 겨우 대답해 온 것이었다. 그래도 그가 소리 지르자 그곳이 어디인지 자신의 상황이 어떠한지 정도는 인지한 듯 겨우 대답하며 파르르 떨리는 손을 그에게 내밀었다.

“손? 아, 알았어요.”

그는 얼른 그녀 곁에 주저앉아 손이 아닌 어깨를 감싸 안아 주었다. 말투도 돌아와 있었다. 그녀가 이성이나 잃고 소리나 지르는 이상한 여자가 공포증을 앓는 아픈 여자라는 것을 알고 안쓰러워하며. 그러나 왠지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조금 서운하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다. 조금 전 반말을 하는 그는 왠지 좀 친근한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미리 보기]


“하! 이 사람이 정말!”

더는 들어줄 수 없어 가까운 곳에 있던 곰 인형을 그에게로 향해 던지려고 했다. 버럭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던 그녀는 그 순간 꼭 있을 법한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뭔가에 걸려 균형을 잃었고 그럴듯하게 그에게로 넘어졌다. 덕분에 그는 그대로 침대로 무너졌고 아주 완벽하게 침대 위에 곱게 포개진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이 사람? 어라? 이제 담당 PD한테 막말까지? 우리 드라마가 어디로 가려고 이 모양인지……. 그런데 이것 참 묘한 자세라는 것 알아요? 내가 끌어안으면 도망칠 수도 없을 텐데. 정말 나랑 뭘 할 생각이었던 것 아닌가?”
“……!”

그녀는 자신이 그의 몸 위에 올라탄 것 같은 꼴이 되고 말았음에 놀라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러나 기회를 놓칠 리 없는 그가 그녀를 끌어당겨 안았다. 발버둥 치며 벗어나려고 애쓰는 그녀에게 그가 속삭일 때까지 최선을 다해 도망치려고 했다. 그를 집에 데리고 온 것은 그런 음흉스러운 마음이 아니었기에. 그가 불쑥 자신을 안은 것이 불쾌하지 않고 설레기까지 해서 문제였지만 아닌 척 최대한 일어나 보려고 했다.

“잠, 잠시만. 조금만 이러고 있으면 안 될까? 안고만 있을게. 은지율이라는 여자 때문에 터질 것 같은 내 심장에 정신 차릴 시간을 주고 싶어서 그래. 녀석에게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놀랍고 떨리고 당혹스러우면서도 설레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중이거든. 그러니까 조금만, 1분만. 아니, 10초만. 응?”
“……!”

그녀 자신도 꽤 오글거리는 대사를 쓰고 있고 요즘은 잘 쓴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의 말을 듣고 어찌나 설레던지. 분명 그러면 안 되는 상황이지만 설렜다. 물론 그의 심장에, 아니 그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고.

“이렇게 침대에 누워 뒹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여기서 조금만 더 뭔가 하려고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이 아슬아슬함이 주는 설렘과 기대, 그리고 육체적인 욕망의 해갈만이 전부가 아닌 따듯한 체온이 주는 또 다른 설렘에 가슴 뛰는 이런 시간이 연인에게는, 특히 우리처럼 이제 갓 시작한 연인에게는 중요한 것 같아. 자신이 상대를 얼마나 아끼는지 깨달을 수 있는 시간도 되고.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생각보다 은지율이라는 여자를…….”
“쉿! 나중에……. 나중에 해요. 지금 말고.”

그녀는 그가 하려는 말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멈추게 했다. 지금은 듣고 싶지 않았다. 좀 더 시간이 지난 후, 그의 말처럼 상대방을 얼마나 아끼는지 좀 더 절실하게 알게 된 순간, 그러니까 그가 아니면 안 된다는 확신이 든 후 듣고 싶었다. 아껴 두었다가 한꺼번에.


목차


[열다]
#1. 오해
#2. 숨기고 싶었던 얼굴
#3. 엉뚱한 파장
#4. 안식처가 되겠다는…….
#5. 마주 보다
#6. 떨림과 설렘의 대상
#7. 소나기의 유혹
#8. 사랑의 시작
#9. 가슴을 뛰게 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
#10. 진짜 얼굴의 그녀
#11. 숨어 버린 그, 도망칠 수 없는 그녀
#12. 어색한 재회
#13. 이별의 이유
#14. 가면
#15. 어둠 속의 방문자
#16. 관계자 외 출입 금지
#17. 그의 진심
#18. 진실과 마주했을 때
#19. 기다림
#20. 어른의 사랑
#21. 고집스러운 이별
#22. 관계자의 출입
[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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