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하얀 벽에 빨간 지붕, 두 면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창,
황량한 들판 한가운데 덩그러니 서 있는 목조 주택에서 만난
낯선 두 사람.
“당신은…… 사는 게 그렇게 행복해?”
깃을 세운 코트, 검은 선글라스, 절대 벗지 않는 장갑.
약에 취해 하루 종일 나무 의자에서 잠만 자는 남자.
사는 게 고통인지라 모든 것을 잊고 싶은 그와,
“넌 뭐가 그렇게 불행해?”
미래를 약속했던 애인도, 맘에 들지 않았던 일자리도,
힘겹게 일해 번 전 재산도 잃어버린 여자.
출구도 없지만 꾸역꾸역 살아가야만 하는 그녀.
나른한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창가에서
어느덧 그는 그녀를 기다린다.
오후를 견디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