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고작 나 좋다는 계집애 하나 떼어 냈을 뿐인데
왜 이렇게 가슴이 타들어 가는 것 같은지 알 수 없었다.
너 따윈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뒈지기 직전엔 왜 자꾸 네가 보고 싶어지는 건지.
더는 도망칠 곳도, 숨을 곳도 없고,
혹시나 돌아가면 네 소식이라도 알까 봐 찾아온
이곳 해동엔 꿈처럼 네가 있다.
이기적인 나는 잠시나마 네 곁에 머물기 위해
그간의 내가 한 짓들은 모두 잊어버린 백치처럼 웃는다.
“오랜만이야. 누나.”
내 겨울이 네 봄을 집어삼킬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영오야.
우린 만나지 말 걸, 그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