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가까스로 찾아낸 그의 영혼의 반쪽. 그녀, 최이안.
“사랑이 이런 거라면…… 난 네가 두렵다.”
- 그녀에게 두 번째 삶을 선사한 남자, 장태석.
“날 여자로 만들어 준 건 바로 당신이에요.”
- 그로 인해 삶과 사랑을 알게 된 그녀, 최이안.
“내가 가질 수 없으면, 아무도 널 가지지 못해.”
- 그녀를 향한 애증에 몸부림치는 또다른 그녀, 박나희.
그들의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 Her She.
▶잠깐 맛보기
“최이안, 날 똑바로 봐.”
싫어! 이안은 아랫입술을 피가 배어 나올 만큼 강하게 윗니로 찍어 눌렀다. 그러자 긴 손가락이 당연한 듯 그녀의 입술을 찾아왔다. 보드라운 피부 위를 낙인처럼 점점이 누르고 지나가는 두 개의 손가락. 그 손끝이 예민한 피부 사이로 살며시 파고들었다.
“내가 어떤 놈인지 직접 알아봐. 기회를 줄게.”
지금이 그 기회라는 뜻일까? 이안은 그의 손끝을 깨물어 잘라 버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제했다. 대신 혀끝으로 입 안에 들어온 침입자를 밀어내고 차갑게 대답했다.
“별로 알고 싶지 않은데요.”
“내 과거의 일부를 남에게 떠벌리는 건 지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거야. 그러니까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하자.”
“우리라는 말, 함부로 쓰지 마세요, 사장님.”
“널 알고 싶어. 그래서 날 먼저 보여 준 거야. 두 번째 기회가 오면, 완전히 날 발가벗기게 될 지도 몰라. 네가 원한다면.”
“취하셨군요. 취중 실언은 안 들은 걸로 하죠.”
굳은 음성으로 쏘아붙이는 이안에게 태석이 나른한 미소를 보냈다. 그는 그렇게 한동안 미소만 짓고 있었다. 이안을 자신의 시야에 붙들어 맨 채로.
“당신 멋대로 날 여기 끌고 와서, 당신의 인생을 짐짝처럼 던져 주면 내가 감격해서 소리라도 지를 줄 알았나요?”
가느다란 빗방울을 얼굴에 맞으며 이안은 옆에 선 남자를 증오의 시선으로 올려다보았다.
“글쎄……. 중요한 건, 내가 널 그냥 여자로 보았다면 이런 곳에 널 데려와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 거란 사실이야. 여성 특유의 직감이니 어쩌니 하면서 날 피곤하게 하지 마라. 넌, 그냥 여자가 아니야.”
“정말 사람 헷갈리게 하시네요! 여자가 아니면, 대체 전 뭐죠?”
“넌 최이안이다. 여자가 아니라 최이안. 네 이름 석 자가 여기에 박힌 순간부터, 넌 그냥 여자가 아닌 거야.”
▶목차
프롤로그
1.~13.
* 이 전자책은 2004년 타 출판사에서 출간된 [허쉬(Her She)]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 이 전자책은 2007년에 eBook으로 판매되었던 [허쉬]를 재출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