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다른 의사들은 됐고. 당신이 날 담당해줬으면 합니다.”
황금 같은 오프에 우연히 마주한 사고.
그리고 거기서 구한 이상한 남자 한신혁.
남자의 형형해진 눈빛이 세인의 시선을 잡아챘다.
그리고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옭아매고 비틀던 그 남자가,
어느 순간 얼음 같던 세인을 흔들기 시작했다.
“생각할 게 좀 많았는데.”
짙은 눈동자가 느리게 움직이며 세인의 곳곳을 담았다.
“지금 보니까 다 부질없네요.”
그 말에 잠깐 동안의 침묵이 이어지고, 눈동자가 제멋대로 두어 번 흔들렸다.
“시간 아깝게 생각 같은 거 하지 말고 당신 얼굴이나 한 번 더 볼 걸 그랬나 봐요.”
넘실거리는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처럼 속이 울렁거려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등을 돌렸다.
고동색의 짙은 눈동자 속엔 오로지 세인만이 만월의 달처럼 가득 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