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채동주 (33세)
태생부터 남달랐던 여자.
자식이 부모를 선택할 수 없기에 그저 자신의 운명에 순응했던 여자.
그리고 죽을 만큼 사랑했던 첫 사랑과의 결혼
그러나 여전히 세상은 그녀에게 잔인했다.
두 달만의 파경을 맞이한 그녀.
고단하고 서글픈 그녀의 앞에 찾아 온 남자. 박준수
""미안해, 널 처음으로 내 마음에 담지 못해서.""
*박준수 (29세)
여자는 젊고 예쁘고 섹시하고 무엇보다 나를 신경 쓰이게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젊지도 섹시하지도 게다가 엄청 신경 쓰이게 하는 여자. 채동주.
“네 말대로 여기서 그만두고 싶었어. 그만둘 수 있을 것도 같았어. 솔직히 네 과거가 가볍진 않았으니까. 어쩌면 여기서 그만두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어. 그런데 나, 널 안 보고 살 수 없다는 걸 알았어. 너를 안 보고 살 자신이 없어. 그래서 나는 너랑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어. 미안해, 나는 여기서 그만둘 수 없어. 부탁할게. 나, 한번만 믿어 줘. 아니 나만 보고 따라와 줘.”
* 본문 중에서
“메리 크리스…….”
낮은 한숨과 함께 크리스마스 인사를 건네는 동주의 입술에 준수가 입술을 포갰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동주의 얼굴을 준수가 두 손으로 붙잡았다. 동주는 입술을 꼭 다물고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 그러나 준수는 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서두르지도 않았다. 동주의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번갈아 부드럽게 빨아들이길 몇 차례 하던 준수가 살짝 동주의 입술을 깨물자 스르르 입술이 열렸다. 준수는 재빨리 입 속으로 자신의 혀를 밀어 넣어 숨어 있는 동주의 혀를 찾아 옭아맸다. 한참을 밀어내던 동주가 마침내 받아들이며 키스는 더욱 깊어졌다. 동주는 자신의 입 속을 헤집는 준수로 인해 온몸이 녹아내렸다.
“하아, 사랑해. 내가 많이 사랑해.”
“엄마가, 엄마가 돌아가셨어.”
준수는 오열하는 동주를 아무 말 없이 끌어안고 그녀의 정수리에 깊게 입을 맞췄다. 그렁그렁하게 맺혀 있는 눈물이 금방이라도 툭 떨어질 것처럼 위태로웠다. 준수는 동주의 눈에 입을 맞추었다. 비릿한 그녀의 눈물이 입 안으로 들어왔다.
“잊지 마. 내가 너 사랑하는 거. 알았지?”
긴 입맞춤을 끝낸 준수가 동주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동주를 다시 품으로 당겨 안았다.
**
ㅡ 준수야, 우리 이제 그만하자.
그 한마디만 남긴 채 전화가 끊어졌다. 서둘러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져 있었다. 준수는 멍하니 내리는 눈을 쳐다보았다.
“야, 정신 차려. 누나가 뭐라고 했는데?”
마무리 공사를 점검하러 양평에 내려온 현수가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는 준수의 팔을 치며 물었다. 조금 전 엄마가 결혼을 승낙했다며 좋아하며 동주에게 전화를 걸었던 준수인지라 현수는 고개까지 갸웃거렸다.
“그만하재?”
“뭘?”
“동주가 우리 이제 그만하자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오늘 엄마가 동주 만나서……. 뭔가 잘못됐나 봐. 그, 근데 뭐가 자, 잘못……. 서, 설마 엄마가?”
“박준수, 정신 차리고 어서 서울 가 봐.”
현수는 멍하니 횡설수설하는 준수의 등을 떠밀었다.
“도, 동주는 어디 있을까? 핸드폰은 꺼져 있고 분명 집에는 안 갔을 텐데. 현수야, 나 어디로 가야 하는 거냐?”
“어쨌든 서울로 올라가. 그리고 집 앞에서 기다려. 밤늦게라도 집엔 들어가겠지?”
현수의 말에 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업복을 벗고 캐비닛에 넣어 둔 외투를 꺼내 입었다. 서울로 향하는 준수는 엄습해 오는 불안감으로 가슴이 거세게 두근거렸다.
목차
프롤로그
1. 뭔가 다른 여자
2. 어떻게든 그녀를
3. 텅 빈 플랫폼
4. 조심스럽게, 천천히
5. 아무래도 나
6. 사랑 따위 다시는
7. 꿈 그리고 한 남자
8. 내 생애 처음 있는 일
에필로그
[작품 공지]
본 작품은 제공사 요청으로 인하여 2017년 12월 01일부로 작가 정보가 [라떼G]에서 [채우리]으로 변경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