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해운대에는
동백꽃을 사랑하고, 바다를 사랑하는 두 여자가 살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곳을 지켜 온 두 여자는 오늘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일을 사랑하면서 백사장을 거닐기도 하고, 달맞이 길을 따라 올라가기도 한다.
사랑을 기다리는 여자, 제자들을 기다리는 여자는 단 한 번도 대문을 잠그지 않았다.
누군가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엄마인 영림은 제자들을 기다리며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즐거움이 인생의 전부였고, 딸인 예원은 그들과 함께 누리면서 인생을 배우고 있었다.
그 많은 제자들,
민후, 연주, 명선, 도하 재성, 호정 등등…….
그들 중 유일하게 사랑의 감정을 가르쳐 준 민후가 있었다. 예원은 바다를 보면서, 동백꽃을 바라보면서, 모래사장을 거닐면서 민후를 그리고 있었다.
그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오늘처럼 바다 색깔이 더욱 푸르게 변하는 날이면 그 남자가 보고 싶어 졌다. 이민후란 남자가.
*미리보기
“선생님은 어떤 사위를 원하세요?”
연주가 도하와 민후를 쳐다보다가 영림을 향했다.
“그건 나의 의지와 상관없어. 사랑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게임이니? 누굴 좋아하고, 누굴 마음에 둔다는 거.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거야. 그래서 그 문제는 순수하게 예원이한테 맡겼어.”
“여자나이, 27살이라면 적은 나이 아닙니다. 이왕 결혼을 시킬 생각이라면 빨리 시키세요. 옆에 보이시죠? 연주를 비롯해서 호정이와 희진이까지 아직 노처녀로 있습니다.”
노처녀란 말에 세 여자의 시선이 날카롭게 성혁을 향했지만 연주만은 이내 느긋한 눈빛이 되어갔다.
“나는 오늘 부케 받는다. 이 부케 받고 결혼할 거야.”
“애인 있어? 그 사이에 생겼구나.”
“아니. 지금은 없지만 만들어야지.”
“역시 연주답다. 너라면 충분히 할 수 있지.”
민후가 중간에 조용히 끼어들었다. 결론은 연주가 받는 것이다.
“예원아, 진짜 부케 받을 생각 없어?”
“언니는 진짜 농담도 잘 하시네요. 제가 무슨 부케를 받아요? 사귀는 사람도 없는데.”
사귀는 사람도 없다는 예원의 입모양이 야무져 보였다. 없다, 애인은 없는 것이다. 프로필에서 확인까지 한 민후였지만 내심 불안했으며 그 불안감은 가슴 속으로 파고 들어오고 있었다.
방금 영림이 말한 것이 생각났다. 사랑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게임이냐고.
사랑은……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