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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5.01.29 약 20.6만자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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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사랑 때문에 행복한 꽃이 있습니다.
꽃은 사랑 때문에 웃고, 사랑 때문에 가슴 뜁니다.

“내 눈에 꽃은 다 그저 그렇다. 뭐가 예쁘다는 것인지.”
“꽃을 안고 있는 이가 제일 어여쁘게 보여. 바로 내 꼬마 색시 송아얀이.”
“난 어떤 것에도 뜻을 둔 적 없다. 내 뜻은 송아얀에게 있거든.”

사랑 때문에 눈물짓는 꽃이 있습니다.
꽃은 사랑 때문에 살고, 사랑 때문에 시들어버립니다.

“아얀아…… 나랑 가자. 나랑 떠나자. 응?”
“네가 없으면 난 죽는다. 네가 아니면 난 죽어! 정말 몰라 이래? 정말 몰라서 이러는 거야?”
“알잖아. 너 없이 내가 어찌 된다는 거, 너 알고 있잖아! 어찌 이래? 네가 어찌 이래?”

사랑 때문에 행복하고, 웃으며, 가슴 뛰는 꽃.
사랑 때문에 눈물짓고, 살며, 시들어 버리는 꽃.
그 꽃의 이름은 사랑꽃입니다.


[미리보기]

“아얀아.”
말 그대로 하늘에서 떨어진 한얼을 보며, 놀란 아얀의 눈이 평소보다 두 배는 커졌다.
“오라버니.”
이분은 늘 언제나 이러신다. 새처럼 날개가 달린 것도 아니신데, 언제나 하늘에서 뚝 떨어져 놀라게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또 담을 타 넘고 들어오신 거겠지. 아얀은 조금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담과 한얼을 번갈아가면서 쳐다보았다.
“그 얼굴은 뭐야?”
아얀은 기분 나쁘다는 얼굴로 살짝 인상을 찌푸리는 한얼을 응시했다.
도대체 나이는 어디로 잡수신 것인지. 올해로 약관이 된 한얼의 행동이 열 살 꼬마 신랑 때와 별반 다르지 않으니, 이 노릇을 어쩌면 좋은지.
아얀은 벌써 혼인 이후가 걱정되었다.
“모릅니다.”
“내가 온 것이 싫은 모양이네?”
“그런 것이 아니라……. 하여튼 옳지 못한 행동이세요.”
“나야 늘 그러니까 넘어가고.”
옳지 못하다, 사대부가의 자손이 할 행동은 아니다, 체면 좀 지키면 안 되겠느냐, 이런 말이야 아얀이 늘 하는 말이기 때문에 가볍게 한 귀고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린 한얼은 히죽 웃으며 그녀의 팔목을 덥석 잡았다.
“나가자. 얼마 전까지 차디찬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따사로운 것이 아주 좋아.”
“안 됩니다.”
“이제 곧 참꽃이 필 것이다. 어제 잠깐 가봤는데 꽃망울이 제법 맺혔다. 오늘 다르고, 내일 또 다를 것이야.”
“하오나…….”
아얀은 슬쩍 잡혀 있는 손을 빼며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났다.
“싫습니다. 이젠 꼬맹이가 아니에요. 오라버니와 함께 나갔다가 혹 남들이 보게 된다면……. 소녀 아버님께 해가 되는 행동은 이제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래? 알았습니다. 낭자께서 아니 나가겠다고 하시니 어쩔 도리가 없지요.”
갑자기 말을 높이는 한얼 때문에 아얀은 흠칫 놀라고 말았다. 이건 불길한 징조였다. 그것도 너무나.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탓일까. 심장이 조금씩 빨리 뛰었다. 불안하면 할수록 심장이 더욱 거칠게 뛰기 때문이었다.
“오라버니, 화……나셨어요?”
“제가 왜요? 화 안 났습니다.”
사내가 되어 가지고 어찌 저리 속이 좁단 말인가!
말은 화 안 났다고 하면서 토라져서 얼굴을 획 돌려 버리는 한얼을 보며 아얀은 슬쩍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부모님 생각하는 갸륵한 마음에 제가 어찌 화를 냅니까? 안 나가신다니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서 길거리에 다니는 어여쁜 처녀 한 명 꾀어내서 손 꼭 잡고 구경 갈 겁니다.”
한얼은 ‘흥’하고 콧방귀까지 뀌고는 자신이 넘어왔던 담을 향해 걸어갔다.
“오라버니.”
사내라면 넓고 깊은 마음을 지녀야 하거늘, 앞에 계신 분은 어찌하여 좁고 얕은 마음을 가지셨는지.
아얀은 속 좁은 한얼을 탓하다가, 곧 불안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혹 진짜로 화가 난 것이면 어쩌지? 정말로 어여쁜 처녀 한 명 꾀어내서 구경 가자고 달콤하게 속삭인다면 어쩌지?
아얀은 매정하게 돌아서 가 버리는 한얼을 잡지도 못하고 발을 동동동 굴렸다.
“진짜 안 갈 테야?”
담 앞에서 한얼이 휙 돌아보며 사납게 말하자, 아얀은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아래로 떨어트렸다.
“갑니다. 가요. 가겠습니다. 그러니 화내지 마세요.”
아얀은 곧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얼굴로 한얼 가까이 다가갔다.
“화내지 마세요. 오라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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