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띠리리.
익숙한 도어 록 비밀번호를 누르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서려던 그녀는 현관 앞에 놓인 신발을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시야에 보이는 낯선 여자 구두 한 켤레에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아닐 거야, 하고 마음속으로 되뇌면서도 쉽게 그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발소리를 죽이며 집 안으로 들어서 한 방문 앞에 섰다. 떨리는 손길로 문손잡이를 살며시 잡았다 놓기를 반복했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천천히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로 인해 어두웠던 방 안의 형태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
침대 위에는 알몸의 남녀가 뒤엉켜 있었다. 그녀는 들고 있던 우유와 샌드위치를 그대로 바닥에 떨어뜨렸다.
떨어진 충격으로 우유가 터져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그 소리에 두 남녀는 하던 행위를 멈추고 고개를 돌려 방문 앞에 서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