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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2.11.08 약 17.6만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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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류향(오렌지향기) 지음

그녀의 가녀린 몸에 새겨진 열세 번째 기다림의 흔적

1년에 단 하루, 대지가 피로 흠뻑 젖는 13월의 붉은 만월…. 결계가 무너지는 그 밤마다 마겔란은 대대적인 몬스터의 침입으로 마을이 온통 쑥대밭이 되곤 했다. 그때 나타난 비운의 영웅, 나단. 몬스터와의 전쟁 중 숙명처럼 레드 소드를 획득하게 된 그는 과거의 기억과 마주해야 하는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결계 수호를 위한 원정에 의무적으로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앞선 열두 차례의 원정 결과는 모두 실패. 원정대 전원이 몰상당한 그 죽음의 늪에서 언제나 살아 돌아온 이는 한 명뿐이었으니, 바로 원정의 유일한 길잡이인 엘라였는데….

▶잠깐 맛보기

「죽더라도 가야지」

나단은 저도 모르게 한숨과 섞어 중얼거리고 말았다. 그때.

「바보구나, 벌써 죽을 생각부터 하다니. 그러면 가자마자 정말 바로 죽을 텐데」

비꼬는 듯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단은 인기척도 없이 지척까지 다가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재빨리 검을 뽑아 들었다.
꼭 10대 소년처럼 가느다란 미성의 목소리였다. 나단이 그 소리를 좇아 고개를 들었을 때 여인숙 옆에 아름드리 뻗어 있던 나무 위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속으로는 음흉하면서 겉으로는 아닌 척하는 이중인격자. 당신도 그런 부류야?」

「나와라. 모습을 보이고 말해」

「싫은데」

나단은 불현듯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감이 왔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너무도 어린 것 같아 의아했다. 나단은 바스타드 소드를 다시 검집에 갈무리하고 나무 위를 올려다보며 다소 부드럽게 말했다.

「어린애를 공격할 정도로 무자비하진 않으니 이제 그만 내려와라. 얼굴 좀 보자. 얼굴 보고 이야기 좀 들었으면 하는데」

후두둑. 가지에 간신히 매달려 있던 나뭇잎이 우수수 땅으로 떨어졌다. 나단이 본능적으로 두 팔을 펼치자 그 위로 가볍게 안겨 오는 몸이 있었다. 너무도 가벼웠다. 나단은 달빛과 별빛에 의지하며 자신의 품으로 뛰어내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밤하늘의 색과 똑같은 눈빛으로 장난스럽게 그를 빤히 올려다보며 말했다.

「멋진데? 지금까지 봤던 나이트하고는 차원이 다른 외모네. 멋져」

반짝거리는 그 눈빛에 나단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못 박으며 입을 열었다.

「엘라…?」

나단은 반신반의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자 엘라는 생각지도 않게 나단의 목덜미에 팔을 감고 바짝 얼굴을 가까이 댔다. 그러고는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볍게 붙이며 속삭였다.

「응, 엘라. 그게 내 이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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