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던 사촌 동생의 교통사고 소식을 접하고 병원으로 달려간 드라고. 그는 그곳에서 깜짝 놀랄 만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그건 바로 제스라는 여자가 사촌 동생을 속여 전 재산을 가로챘다는 것. 분노에 휩싸인 드라고는 백방으로 수소문해 그녀를 찾아가지만 선뜻 앙갚음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사촌 동생의 의식을 돌아오게 할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인데….
날 속일 생각은 마시오!
▶ 책 속에서
“당신은 여기에 있어야 하오.” 드라고가 차갑게 말했다. “안젤로의 기억이 돌아올 때까지. 그때까지 내 손님으로 베니스에 머무르는 것이 좋겠소.”
“손님이 아니라 죄수겠죠. 손님을 방에 가둬 두지는 않잖아요!” 제스는 화가 나서 외쳤다. “난 런던으로 돌아가야만 해요.”
“항공권 살 돈은커녕 공항으로 갈 택시비도 없지 않소?” 그러자 드라고가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지적했다. “당신에게 묵을 곳을 제공한 내게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니오?”
그의 어투에 담긴 조롱이 제스의 화를 돋우었다. “감사라고요? 당신과 같이 있느니 차라리 독사 소굴에 가는 편이 낫겠어요!”
“당신은 뱀 같은 혓바닥을 가졌는걸.” 드라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내뱉으며 그녀에게 벌을 주듯 입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