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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16.07.26 약 16.5만자 3,500원

  • 완결 2권

    2016.07.26 약 19.2만자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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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지후.
29년의 인생에서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었고 그 전의 나머지 반의 기억도 어린 시절 유괴사건으로 존재하지 않는 남자.

생의 달고 쓴 다양한 기억은 그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남들은 모두 느끼는 그 감정들이 딱히 부럽다고, 필요하다고,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적어도 그날까지는.

그가 구해 낸 달빛을 닮은 묘령의 그녀.
어둠의 새벽에 그에게 잠시 머물다 간 은색의 달빛 그림자.

바람인 듯 스쳐 지나갔기에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우연한 만남은 단순한 재회일까? 아니면 어디선가부터 이어온 엉킨 실타래 같은 질긴 인연일까? 묘한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만남은 거듭될수록 잃어버린 그의 과거와 맞닿아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통해 그는 잃어버렸던 과거를 발견하면서 그는 혼란 속에 빠지는데.
그녀가 그에게 거짓말하며 숨기는 것은 대체무엇인지. 이 여자를 믿을 수 있는 건지.
오직 한사람에게만 허락된 사랑이 잃어버린 세월을 뛰어 넘어 지금 그에게 다시 새롭게 각인되고 있었다.
교통사고로 잃어버렸던 세월 속에 숨겨진 미스터리하고 끔찍한 진실과 두 명의 은교가 숨기고 있는 슬픈 비밀을 지후는 무사히 풀 수 있을까.



<본문 중에서>


당신을 어디선가 만났던 것 같아. 우리가 아는 사이인 건가?
어디서 만났던 거지? 지금 이 현생이 아니면 전생에서라도 당신을 만났던 건가?
그것이 아니라면 지금 이 느낌을 설명할 수가 없어.

그는 엄지손가락 끝으로 살며시 여린 입술을 어루만졌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 순간 보일 듯 말 듯 연하게 웃던 그녀의 눈이 일그러지며 아주 슬프게 웃는 듯 몇 번이나 흐느꼈다. 멈추지 않는 그녀의 눈물이 너무 아팠다. 아프게 그의 마음을 파고들어 지후는 쓰라렸다. 모든 것을 그에게 맡긴 채 안겨 있는 이 몸을 가지고 싶었다. 애끓는 마음이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그를 이끌어 이 여자가 욕심났다.
지후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 핏기 없이 하얀 입술에 가볍게 입술을 얹었다.
비록 하얗게 바래있었지만 그에게 그 순간 그녀의 입술은 세상 그 무엇보다 부드럽고 달콤한 전율로 와 닿아 그는 강하게 입술을 찍어 누르게 되었다. 자꾸만 더 깊이 맛보고 싶은 충동에 그는 자신의 혀를 부드럽게 그녀의 안으로 밀어 넣었다. 부드러운 입술이 열리며 그를 초대하듯 이끌었다.
붉은 살점들은 서로에게 깊숙이 얽혀 말할 수 없이 짜릿하고 황홀함으로 온 몸을 타고 흘렀다.

감전되듯. 그리고 익숙한 듯. 혈관까지 올올이 닿아 짜릿하게 뜨거워지는 느낌.
부드럽게 위로하듯 시작한 입맞춤이 어느새 길고 격렬하게 서로를 덮쳤다.

그의 어깨를 꽉 끌어안은 그녀를 품에 안은 채 그는 조심스럽게 하얀 시트 위로 그녀를 뉘였다. 깊이 안은 채로 바라본 까만 눈동자는 별을 뿌린 듯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고 그는 취한 듯 그눈에 사로잡혀 아무 말도,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별장 밖은 다시 기나긴 비에 잠겨 차갑게 대지를 덮치고 있는데 두 사람이 서로를 안고 있는 이 작은 침실은 세상에서 제외된 듯 은밀하고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그의 이름을 아는지 그 순간만큼은 의심도, 궁금함도, 망설임도 모두 저 빗속에 녹아 버렸다. 찰나인 듯 영원 같은 시간 속에 서로의 눈 맞춤 속에 담긴 그녀가, 그리고 그녀에게 흠뻑 젖은 그의 마음도 그 순간만큼은 오로지 진심뿐이었다.
그가 구해온 이 여자가 아직 신열이 내리지 않았다는 것도, 아프다는 것도 그는 잠시 모른
척 잊었다.
온 몸이 두근두근 아프게 동동거려 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몸이 원하는 쾌락에 응답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다. 남자의 욕심이 본능으로 그녀를 원했다.
그래서 아픈 입술을 짓이기듯 욕심 사납게 거듭 입 맞추었다. 그녀의 향기가, 그의 냄새가 미칠 것 같이 서로의 신경을 긁었다. 피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온몸의 세포들을 흔들리는 듯 한 이 감촉을 참을 수 없었다.

안고 싶었다.
안기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 그를, 그녀를 안고 오랜 시간 동안 마음속에서 풀리지 못하고 딱딱하게 굳어진 그 상처가 조금은 녹아질 것 같았다. 기억도 못하는 마음의 응어리가 그녀로 인해 사르르 녹아 풀리고 있었다. 유혹은 한 없이 뜨겁고 붉었으며 끝없이 달콤했다.
그녀가 누구인지도, 이름이 무엇인지도, 지금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아니 중요하지 않았다. 호수처럼 맑은 눈동자가, 이 뜨거운 시간이 지나면 그에게 말해 주리라.
그녀가 누구인지. 왜 여기서 그를 이렇게 안아 주고 있는지.
어떻게 그와 그녀가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지.

이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이 달콤한 순간을 놓지 않을 것이다.
까만 어둠 속에서 세상을 비추는 하얀 만월의 은색 빛.
지금 그녀는 그의 만월. 하얗게 그의 품에서 부서지는 찬란한 달빛이었다.





<목차>

프롤로그

KEYWORD.01

KEYWORD.02

KEYWORD.03

KEYWORD.04

KEYWORD.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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