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여든이 한참 넘은 노친네랑 뒹굴고 받아낸 게 겨우 이 별장이라니.”
“…….”
“그쪽이 평생 상상할 수도 없는 돈을 줄 테니, 꽃뱀 노릇은 그만두지.”
무현은 한때 채윤을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남자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무현은 그녀에 대한 기억을 잃었고.
3년 만에 다시 별장을 찾아온 무현은 채윤이 제 할아버지의 정부였다고 오해하며 그녀를 모욕한다.
“별장은 안 팔아요. 서무현 실장님에게는.”
무현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 상실의 고통을 혼자 감수하며 살아왔던 채윤은 애써 그를 밀어낸다.
***
무현은 채윤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돌이켜 보면 송채윤은 처음부터 그랬다.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것치고는 말투나 행동이 묘하게 자연스러웠다.
“송채윤 씨와 내가 가까운 사이였나?”
“……아니요.”
“나만 보면 우는군. 이번엔 내가 뭘 건드렸지?”
내내 따라다니던 기시감, 그녀를 볼 때마다 느끼던 욕망, 그러면서도 이유 없이 눈에 거슬렸던 이유.
그녀가 제 잃어버린 기억의 한 조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모두 귀결된다.
“불편해도 조금 참아 보는 건 어때. 기억을 잃은 사람, 도와주는 셈 치고.”
채윤의 떨리는 눈동자로 무현이 깊게 박혀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