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게 웃는 미소가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듯이 위태로워 보였다.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난 뒤, 내 세상은 가시덤불 숲처럼 날을 세워 댔다. 그 가시에 이리저리 찔리고 피를 흘리던 나는 죽고 싶어도 어머니가 살린 목숨을 차마 함부로 할 수 없어 이를 악물고 살아왔었다. 하지만 그 노력을 비웃듯 내게 시련은 끝도 없이 찾아왔고 나는 이제 한 발짝도 더 나아갈 수 없을 만큼 지쳐 버렸다.
“그게 뭐든. 네가 원하는 일이라면 다 해 줄게.”
지금껏 초조함이라고는 모르면서 살아왔을 남자가 애달픈 눈빛으로 나를 잡았다. 내가 금방이라도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릴까 불안해하며.
“널 이렇게 만든 사람을 똑같이 만들라고 하면 그렇게 할 거고. 죽이라면 죽일게. 그러니까….”
남자는 나를 와락 안으며 말했다. 내 입에서 나올 그 한마디가 두려웠는지 단단해 보였던 남자의 몸은 긴장으로 떨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