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서양풍, 판타지물, 재회물, 첫사랑, 친구>연인, 라이벌/앙숙, 신분차이, 츤데레남, 뇌섹남, 능력남, 직진남, 유혹남, 상처남, 짝사랑남, 순정남, 까칠남, 냉정남, 오만남, 카리스마남, 대형견남, 능력녀, 다정녀, 상처녀, 털털녀, 쾌활발랄녀, 기억상실, 오해, 천재, 달달물
여주를 괴롭히다 남주에게 끔살당하는 악녀, 라이엘에 빙의했다.
나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남주와 친해지려 했지만…….
“내가 가까이 두는 사람은 두 종류야. 나보다 강하거나, 내 말에 복종하거나.”
실제로 만난 남주는 원작으로 본 것보다 훨씬 더 재수가 없었다.
늘 나를 무시한 데다, 대결에서 날 이길 때마다 놀려 댔지.
“와, 진짜 못하네.”
자존감이 박살 나 버린 나는 그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적당히 남주와 여주에게 맞춰 주다가.
어느 날 두 사람과 함께 나간 임무에서.
악당과 관련된 단서를 넘겨주고 사고로 죽은 ‘척’했다.
‘해방이다!’
벌써 5년 전의 이야기였다.
*
5년 만에 돌아오니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광장에 내 이름이 붙은 동상이 있질 않나.
“그분이 없었다면 이곳 서대륙은 진작 멸망했을 거예요!”
여주가 용병왕이 되어 있질 않나.
“괜찮습니다. 라이엘 님께서 하신 희생에 비하면 아무 일도 아니죠.”
그리고 남주는 뭐? 수배범?
“라이엘 폴크스를 살려 내기 위해 금지된 마법을 시도했다고 해요.”
그래도 뭐,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일상을 이어 나갈 생각이었다.
어느 날, 완전히 기억을 잃은 남주와 마주치기 전까지는.
“주인님이라고 불러도 돼요?”
……예?
▶잠깐 맛보기
“당신은 나 없이도 잘 해낼 거고, 잘 살 거예요. 나도 알아. 그런데.”
“…….”
“나는 그게 안 될 것 같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필리온도 가만히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시키는 대로 다 할게요.”
“…….”
“한 가지만. 당신을 떠나라는 것 말곤, 뭐든지 다 할게.”
나는 그에게 손을 뻗었다. 그가 어쩐지 우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필리온은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소중한 것을 다루는 듯 내 손등을 붙잡고 거기에 뺨을 문지르기까지 했다.
“검은 개 시절이면 모른다고 했죠.”
잠시 감겨 있던 눈꺼풀이 천천히 열리고, 그의 연보라색 눈동자가 나타났다.
“그럼 검은 개로 돌아가면 되는 거네.”
그가 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주인님이라고 불러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