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좋아해요, 오빠. 정말 많이, 좋아했어요.”
법적으로 남남. 피 한 방울 안 섞인 의붓오빠, 권태형.
그는 재인에게 첫사랑, 그러나 이루어지지 못할 짝사랑이었다.
“그딴 계집애, 내 동생 아니야.”
“…….”
“길 잃은 강아지한테도 밥은 줄 수 있어. 측은지심으로. 나도 그런 인간일 뿐이야.”
겉으로는 퍽 다정했던 의붓오빠의 진짜 속내를 우연히 듣게 된 그날 이후.
재인은 제 얄궂은 사랑을 접기로 결심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다른 남자와의 정략결혼을 앞두고, 그녀는 잠들어 있는 오빠를 상대로 충동적인 고백을 하게 되는데…….
“……가지 마.”
그간 의붓여동생 따윈 거들떠 보지도 않는 줄 알았던 남자가.
별안간 제게 애원했다.
“재인아…….”
“오, 오빠…….”
이윽고 재인은 일순에 감전당한 것처럼 굳어 버렸다.
부지불식간에 호흡을 빼앗겨 버린 탓이었다.
섬광처럼 몸을 일으켜, 그녀의 입술을 남김없이 집어삼킨 남자에게.
*
“우리……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어쩌다 그와 이렇게 되었을까.
얼굴을 굳힌 그는 낮게 욕지거리를 삼켰다.
“어떤 새끼가 그래? 이러면 안 된다고.”
“…….”
“되고 안 되고는 내가 정해. 넌 얌전히 따라오기만 하면 돼.”
그가 천천히 재인에게로 걸어왔다.
“오빠.”
“누가 네 오빠야.”
“…….”
“그딴 개 같은 소리도 집어치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