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현대물, 재회물, 첫사랑, 친구>연인, 사내연애, 갑을관계, 계약연애/결혼, 소유욕/독점욕/질투, 운명적사랑, 츤데레남, 능력남, 재벌남, 사이다남, 집착남, 후회남, 상처남, 짝사랑남, 순정남, 까칠남, 오만남, 동정남, 평범녀, 다정녀, 상처녀, 짝사랑녀, 순정녀, 순진녀, 동정녀, 영혼체인지/빙의, 동거, 오해, 로맨틱코미디
“빚은 내가 다 갚아 줄게요. 그러니 나와 계약합시다.”
문성 그룹 차기 후계자, 권이혁과의 계약 연애는
빚에 허덕이던 그녀로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거래였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왜 하필 저였어요? 저보다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도 많았을 텐데.”
“절박해 보였거든요. 내가 어떤 제안을 해도 감히 거절하지 못할 정도로.”
악의가 느껴지지 않는 태연한 음성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심장을 꿰뚫었다.
“그쪽은 자기 분수를 잘 알잖아요.”
대체 내가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
때때로 설렘을 안겨 주기도 했던 남자의 미소가 잔인했다.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끝난 줄로만 알았는데…….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 이후, 병실에서 눈을 뜬 그녀가 본 건
거울에 비치는 권이혁의 모습이었다.
“말도 안 돼. 내, 내가 왜……!”
계약 연애가 끝난 그날,
두 사람의 몸이 바뀌었다.
* * *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몸을 되돌리는 방법을 찾게 되고.
“입맞춤이 정말 우리 몸을 되돌리는 방법이라면. 한번 시험해 보죠, 우리?”
얼굴을 비스듬히 기울인 이혁이 서서히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고 비서 말이 맞았네요. 정말 입을 맞추니까 몸이 돌아왔어.”
남자의 숨이 그녀의 뺨을 간지럽혔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머지않아 그들은 스킨십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몸을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만약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한 걸 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잠깐 맛보기
“그때 대표님은 의식을 잃으셔서 기억 못 하시겠지만, 아주 잠깐 저희 두 사람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왔었어요.”
쓰러지기 직전의 일을 회상하던 이혁이 아진의 말에 고개를 퍼뜩 들었다.
“우리 몸이 원래대로 돌아왔다고요? 대체 어떻게…… 혹시 추측되는 거라도 있습니까?”
평소 차분하던 것과는 다르게 그의 목소리가 다소 높아졌다. 아진은 그런 이혁을 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네. 사실 제가 가장 가능성 높다 생각하는 방법이 하나 있어요.”
“그게 뭡니까?”
방법이 있다는 말에 이혁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는 어서 말하라는 듯 그녀를 재촉했다. 아진은 잠시 망설이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 대표님이 쓰러지시면서 저하고 입술이 살짝, 정말 살짝 부딪혔었어요. 그러고 나서 아주 잠시 저희 몸이 원래대로 되돌아왔다는 걸 눈치챘고요. 처음엔 착각이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전 정말 똑똑히 기억하거든요. 잠깐이지만 우리 두 사람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왔던 순간을요……!”
확신에 찬 아진의 목소리를 잠자코 듣고 있던 이혁이 기이한 것을 들었다는 것처럼 되물었다.
“……그러니까 지금 고 비서 말은…….”
“아무래도 입맞춤인 것 같아요.”
“…….”
“그래서 말인데요, 대표님. 우리 한번 해 보는 게 어떨까요?”
예상치 못한 답에 당황해 있던 이혁을 향해 아진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순식간에 지척까지 다가온 아진을 보고 이혁이 흠칫 놀랐을까. 그가 몸을 살짝 뒤로 빼며 그녀에게 물었다.
“뭘 해 보자는 겁니까?”
두 사람의 숨소리만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방 안.
아진이 결연한 의지가 담긴 목소리로 답했다.
“입맞춤이요.”
“……뭐?”
저돌적인 그녀의 대답에 이혁이 어떠한 반응을 보이기도 전, 아진의 그의 멱살을 잡아 끌어당겼다.
그리고.
“……!”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