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어느 늦은 밤, 잠행을 다녀온 왕은 이름 모를 기녀에게 그림 한 첩과 흑옥반지를 받는다.
오얏나무 사이에 둥지를 틀고 알을 품은 딱새. 그 그림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
“우의정 대감과 차자(次子) 이신욱 경력(經歷) 당도요!”
어린 시절 함께 지내다 청으로 유학을 갔던 신욱이 돌아왔다.
부모를 여의고 큰아버지 댁에서 하녀보다 못한 신세인 윤서는
그에게 인사조차 할 수 없는 처지일뿐…….
게다가,
“몰랐어? 아씨 사역원 주부 오영수라는 이한테 시집간대.”
큰어머니의 성화에 원치 않는 이와 혼인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자의 처가 될 생각이오?”
신욱이 차갑게 되물었다.
“오늘 여러모로 큰 신세를 졌습니다.”
입꼬리를 슬며시 끌어 올린 윤서가 조심스레 덧붙였다.
“그리고 이왕 신세를 진 김에…….”
“진 김에?”
“신고할 것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