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다이얀은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비참하게 사느니,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죽음을 찾아 허공에 몸을 던진 날,
다이얀은 처음으로 자유를 느꼈다.
당장이라도 온몸을 부서뜨릴 것 같던 두려움은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처럼 멀리 날아갔고,
이내 깊은 한숨과 함께 찾아온 평안만이 다이얀의 안에 가득해졌다.
‘이렇게 끝인 거겠지.’
하지만, 눈을 떴을 때 눈앞에 펼쳐진 곳은 저승이 아닌 살란 제국.
게다가 한낱 부족국 족장의 사생아였을 뿐인 다이얀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전과는 달랐다.
어쩌면 이 생에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
다이얀은 다시 한번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저만은 전하의 곁을, 전하를 지키겠습니다.”
“쉽지 않을 거야.”
“그렇다고 해서 못 할 것도, 없죠. 전하께서 제 구원이 되지 않으셔도, 저는 전하의 구원이 되기로 마음먹었거든요.”
비참한 부족국의 사생아가 아닌,
저주받은 황태자를 위해 신이 내린 신의 해답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