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편히 눈 감으세요. 제가 그들에게 절망을 안겨 줄게요.”
오랜 원수였던 두 가문의 합작품 ‘레오니’
서로를 증오하는 부모 사이에서 애정에 굶주린 채 자라난 아이는
어머니의 시한부 선고 소식을 듣고 뛰쳐나갔다 사고를 당한다.
며칠 만에 깨어난 레오니에게선 더 이상 열 살 아이다운 천진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머지않아 맞이한 어머니의 장례식날,
아버지는 추모객들 앞에서 레오니에게 명했다.
“새어머니와 동생에게 예를 표하라.”
한 번도 안겨 본 적 없는 아비 품에서 동생이란 아이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빠, 저 여자가 내 언니야?”
“그렇단다.”
“칫, 싫은데.”
“미안하구나. 하지만 가끔은 싫은 일도 해야 훌륭한 귀족이란다.”
아이는 눈부시게 화려한 드레스 자락을 잡고 가볍게 고개를 까딱였다.
“안녕? 아빠의 사랑을 나누는 건 짜증 나지만 하는 수 없지. 가족으로 받아들여 줄게.”
“걱정하지 마. 나눌 일은 없을 테니.”
내가 원하는 건 가족이 아니라 복수니까.
레오니는 차갑게 미소 지으며 추모객들을 바라보았다.
“저는 살인자를 가족으로 맞이할 수 없습니다!”
***
하나하나, 고통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받은 만큼 돌려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