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우리 아빠를 사랑하고 우리 오빠는 새언니를 사랑한다. 우리 집 강아지 멍이도 옆집 기현이네 몽치를 사랑한다.
나는 누구를 사랑하지?
-박지훈, 2014.05. 성인이 된 날
한 귀퉁이가 잘려 나간 필름처럼 삭제된 기억의 존재를 언제까지 부정할 수 있을까? 은영은 순간순간 떠오르는 날카로운 기억의 파편을 치열한 취업준비생의 일상으로 애써 눌러왔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최종 면접에서 무자비하게 물 먹였던 젊은 상사 놈, 지훈이 눈 앞에 나타나 알짱거린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놈 때문에 은영의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한다. 그런데 진짜 대박은 지훈은 재벌 2세에 천재 시인!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완벽한 남자가 나만을 기다려왔고, 나만을 완벽하게 사랑한다고? 도대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