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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09.04.08 약 16.8만자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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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자넨 결혼이 뭐라고 생각하는 겨?”
“서로…… 지켜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주보고 바라봐주는 거…… 그게 결혼이여.”

하얀 백사장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보이는 곳으로 여름에는 파란 빛깔의
보리 물결이, 가을에는 풍성한 노란 물결이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보리밭 한가운데 서서 지는 해는 보는 날이면 아버지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마냥 뿌듯해 하셨다.
그곳에서 아버지는 그를 만났다고 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키가 아주 컸다는 것과
깊고 아주 맑은 눈을 가졌다는 것만은 또렷이 기억하셨다.
아버지가 말하는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이윤은 알지 못한다.
그저 키가 크고 눈이 깊고 맑은, 참 잘생긴 사람이라는 것. 그게 이윤이가 아버지에게 들은 전부다.
“정말 나 줄 거야?”
그 사람을 보고 온 그날 이후 아버지는 이윤에게 그 사람을 주겠다고 했다.
마치 귀한 보물을 얻은 사람마냥, 마치 누군가에게 들키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 마냥
동식은 가뜩이나 작아진 목소리를 더욱 작게 만들며 이윤의 귀에 대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니 줄꺼고만.’

그리고…… 이윤의 숨이 멎었다.
‘저……사람이구나.’
아버지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이윤의 머릿속에 그려졌던 얼굴 하나가 문고리를 잡고 이윤의 눈앞에 서 있었다.
큰 키에 몸에 딱 맞는 블랙 수트를 걸치고 있던 그가 이윤을 바라봤다.
짧고 검은 머리카락이 조금은 그을린 듯한 그의 피부와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이윤에게로 다가서는 그에게서 보리밭의 맡던 푸른 바다 냄새가가 풍겨오는 것 같았다.
이윤은 마치 그 자리에 굳어버린 사람마냥 그가 다가오는 걸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봤다.
그에게서 나는 바람의 향기가 이윤의 온몸을 적시고 있을 때쯤 그의 꾹 다물어져 있던 입술이 움직였다.
“문정혁입니다.”
마법처럼 그의 이름이 이윤의 가슴속에 새겨졌다. 지워지지 않을 낙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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