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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08.05.01 약 12.4만자 소설정액권

  • 2권

    2008.05.01 약 12.6만자 소설정액권

  • 완결 3권

    2008.05.01 약 12.5만자 소설정액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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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무엇하나 부러울 것이 없는 여인이 있다.

당금 천하에서 가장 존귀한 가문의 일점혈육으로 출생, 하나를 배우면 열을 깨우치는 총명함과 인세(人世)의 여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천상의 아름다움, 그리고 창공과 대해를 모두 끌어안을 만한 자애로운 품성을 지녔다.

어디 그 뿐이랴?

만인의 진심 어린 축복을 받으며 당대최강의 인물과 부부지연까지 맺은 바 있다.

실로 여인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복연을 누렸고 여인으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성취한 셈이었다.

다만 옥의 티라고나 할까?

한 사내의 여인이 된 지 십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자식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그 여인의 흠이 될 수는 없었다. 차라리 세인들은 당연하게 여겼다. 여느 범상한 아낙들처럼 열 달 동안 배를 불리고 산고의 진통을 거쳐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자연의 섭리에서 그 여인만은 예외라고 입을 모았다.

세인들은 그 여인을 일컬어 성모(聖母)라 불렀다.

오욕칠정에 휩싸여 경거망동을 일삼는 자신들과는 전혀 다른 존귀한 여신(女神)으로 떠받들었다.

급기야 그녀의 명성은 이미 성웅(聖雄)으로 세인의 추앙을 받던 남편의 위명을 뛰어넘기에 이르렀다.

세인들의 뇌리에 그녀는 인세에 현존하는 천상의 유일한 인간으로 깊이 각인되고 만 것이다.

그런데.......


작은 쪽문 외에는 단 하나의 창(窓)도 없는 밀실(密室).

여인은 밀실 안에 서있었다.

우르릉... 쾅!

쏴아아......!

밖에서는 폭우가 뇌성벽력을 동반하여 쏟아지고 있었으나 밀실 안은 무덤 속 같은 적막으로 뒤덮여 있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여인의 숨소리만이 가늘게 이어질 뿐이었다.

"......!"

여인은 자신의 숨소리가 흐트러지는 것을 자각한 순간 수치감으로 낯을 살짝 붉혔다.

하지만 모질게 작심하고 이 밀실 안으로 들어섰기에 여인은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홍촉 불빛 하나로 어둠을 밝히고 있는 이 밀실에 여인이 발을 넣은 지 벌써 한 시진이 넘었다. 그런데 밀실의 주인은 그 시간 내내 등을 보인 채 침묵했고 여인은 사내의 차가운 등만 바라봐야만 했다.

밀실 중앙에는 작은 탁자 하나가 달랑 놓여 있었다. 그 탁자를 마주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은 사내는 여인이 들어선 줄 번연히 알면서도 침묵만을 고수했다.

여인은 사내의 외면과 냉대를 고스란히 감내했다.

어느 순간 여인이 작은 몸짓을 보였다. 목에서 발 끝까지 완벽히 가리고 있던 풍성한 장포가 소리 없이 흘러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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