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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3.02.25 약 17만자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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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여덟 살 아이의 엄마. 스물여덟의 미혼모. 편견 속의 세상.
내게 붙여진 것들은 고작 이런 것들뿐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직 여자여서.
그럼에도 너를…….

우리 왜 이렇게 됐니. 나도 내 마음을 알고, 그 마음이 너와 같은 곳에서 맞닿아 있는 것을 아는데, 왜 나는 너를 밀어내야 하고, 너는 왜 아파야 하니.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들은 일렁이기만 할 뿐, 입 밖으로 나와 주지 않는 것들이었다.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책 속에서

“야, 약 발라야지.”
평소 그렇게 화를 내는 성혁을 본 일이 없었다. 그렇게 이성을 잃는 것도 본 일이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배신하고 남의 아이를 품고 들어온 나에게도 이렇게 하지는 않았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성혁은 그랬다.

“네가 어떤 사람인데.”
속이 상했다. 내가 뭐라고. 내 까짓 게 뭐라고 성혁으로 하여금 흥분케 하고, 이성을 잃게 하고, 분노하게 하고…… 상처를 입게 하는지.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아 내며 입을 열었다.

“나 이제는 아니라며……. 이젠 친구라며. 그런데 이게 뭐야. 이게……뭐야.”
목소리가 떨려 왔다. 성혁이 내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으로 내 손을 감쌌다. 왠지 나는 그를 바라볼 수가 없었다.

“볼 수 없는 것보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차라리 죽을 만큼 아픈 게 나으니까. 지켜 주지 못하느니 차라리 내가 피투성이 되는 게…… 나으니까.”

“뭘 이 정도 가지고 피투성이래. 입술 조금 찢어진 것뿐인데.”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하고는 다시 손을 그의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나 나는 약을 마저 바르지 못하였다. 성혁이 다시 내 손목을 붙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성혁을 올려다보았다. 비로소 나의 시선을 한참이나 기다렸던 성혁의 시선이 서로에게 맞닿았다. 성혁은 부드럽게 웃으며 내 손을 자신의 가슴 위에 가져다 대었다.

“내 여기가 피투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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