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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3.01.22 약 19.7만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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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주은숙(주씨언니) 지음

난 이미 당신이라는 아주 지독한 덫에 걸려 버렸어

태룡그룹의 수장인 민욱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재계 인사들이 가득한 파티장에 들어섰다. 근래 들어 부쩍 강도가 높아진 할머니의 잔소리에 못 이겨 참석하긴 했지만 그는 이런 곳에서 반려자를 찾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하여, 대충 얼굴 도장만 찍은 뒤 소음을 피해 인적이 뜸한 베란다로 발길을 돌린 민욱. 그곳에서 답답한 속을 풀기 위해 깊은숨을 내쉬던 그는 어둠 속에서 나긋한 그림자를 하나 발견한다. 조금 마른 듯한 체구를 지닌… 여자! 한 손에는 와인잔을 비스듬히 들고 하이힐을 벗어던진 채 맨발로 야경을 감상 중인 여인. 게다가 자신의 존재를 보란 듯이 무시하는 듯한 그녀의 태도에 민욱은 기묘한 호기심을 느끼는데….

▶잠깐 맛보기

“감상 다 했으면 사라져 주길…….”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다. 존대 같으면서도 존대가 아닌 말. 은은하지만 분명한 목소리였다. 어딘지 모르게 힘이 느껴졌다.

“아직 다 감상하지 않아서 말이오.”

민욱은 자신에게 당당히 대하는 여자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분명 이 여자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저 혼자 있고 싶다고 온몸이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 보는 호기심과 재미를 조금 더 즐기고 싶었다.

“감상할 만한가요?”

말과 이어지는 그녀의 모습에 민욱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면으로 본 그녀는 너무나 약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에게서는 잡히지 않는 힘이 느껴졌다. 거의 움직임이 멈춘 듯한 짧은 동작에 그나마 자연스럽게 살짝 벌어져서 움직이는 빨간 입술이 민욱의 시선을 끌었다. 단순히 자신을 향해 말을 하고 있는 것뿐인데, 그 어떤 여자의 유혹보다도 참기가 어려웠다.

“아직 다 감상하지 않았지만 놓쳐 버린 시간이 아까울 만큼 눈길을 끄는군.”

“감상할 만하다니 영광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녀 역시 그의 말에 어떤 흔들림도 없이 대꾸를 했다. 민욱의 눈빛이 반짝였다. 이 여자와의 대화가 즐거웠다.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자신을 쳐다보면서 도전적으로 선명한 입술을 움직여 말하는 그녀가 무척이나 자신의 마음을 끌었다.
그는 정직해지기로 했다. 이럴 때 돌아가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없었다.

“당신도 느끼고 있소? 이 알 수 없는 기분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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