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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20.05.25 약 7.2만자 2,500원

  • 완결 2권

    2020.05.25 약 7.8만자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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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잘생긴 손님인 줄만 알았던 사내가 사실은 왕족 #이 사내를 따라가고 싶어 #행복 속에서도 찾아오는 불안감은 #어쩌면 나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게 아닐까 #그래도 이 사내를 계속 믿고 싶어 #이 사내와 함께 가는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손님으로 찾아왔던 그 사내, 그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었던 란하.
그 길에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불안하고 또 불안하면서도,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본다.


“무슨 일이 일어나건 그건 제가 다 감당해야 할 몫인데요. 얘기는 감사하지만, 궐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궐로 들어와. 내 곁에 있어라. 좀 더 가까이서 너 지켜 줄 수 있을 거야.”

순간 란하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내 곁에 있어라.

그 말 한마디가 란하의 심장을 강하게 울렸다.
모른 척하려던 봄바람이 다시 불어오고, 마음이 꿈결처럼 설레었다.
반이 무슨 연유로 궐에 들어오라고 하건, 자신이 궐에 들어가는 것이 싫건 말건, 그런 문제는 아무런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졌다.
그저 그 말 한마디를 따르면, 그러면 될까.






[미리보기]


“이보세요, 도련님. 증거 없죠?”
“증거? 무슨 증거.”
“내가 그 책을 사기로 팔아넘겼다는 증거요.”
“이딴 싸구려 시화첩을 200화나 받아먹었다는 게 사기 아니고 뭐야?”
“그건 도련님이 저를 보고 기분이 좋아지셔서 턱하니 내놓은 돈인 거죠. 마침 제가 그 정도의 미색은 되는 화동(花童) 아닙니까.”
“그래? 관청에 고발하지 못한다면 별수 없지. 네 주인과 얘기를 해야겠다. 이 책 200화에 판 거 상점 주인도 알고는 있지?”
“네?”
“네 주인과 얘기를 해야겠다고. 네 주인이라면 이 돈을 물러 줄 거 아니야.”

란하는 얼굴에서 핏기가 싹 빠져나갔다. 지안에 있다는 ‘움직이는 시체’의 얼굴색이 꼭 이럴까.

“자, 잠깐만, 안 돼요. 안 돼요! 그거 저희 아부지랑은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란하는 앞뒤 생각할 것 없이 다급히 청년의 옷자락에 매달렸다. 이판사판, 적반하장으로 나서겠다던 기세도 그 짧은 사이 간 데 없어져 버렸다.
물론 타칸이라면 란하가 이런 일을 벌였다는 사실을 알아도 허허 웃으며 넘어갈 것이다.
그러나 란형이 문제였다.
나이 찬 규수는 방 안에 있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란형이 아니었던가.
란형에게 들키면 골방에 감금당한 채 시집갈 날만 기다리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삶은 죽기보다 싫었다.
란하의 오랜 꿈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보는 것이었다.

“아버지? 호오, 상점 주인이 네 아비란 말이지?”
“아이고, 진짜 안 된다니까요.”

그 속마음을 절대로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 것이 훌륭한 상인의 미덕이라고는 하나, 그런 것을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란하는 다급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했다.
란하의 계속된 읍소에, 청년이 깐죽거림을 스르르 멈추었던 것이다.
깐죽거림만 멈춘 게 아니라 표정도 어딘가 좀 묘해졌다.

“너 혹시 사내가 아니라 계집이냐?”

청년은 잠시간 아무 말을 안 하나 싶더니 뜬금없이 란하에게 그런 말을 물어보았다.
상황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지만, 그런 게 지금의 란하에게 뭐가 중요하랴.




[목차]


#1. 사기라는 이름의 상술
#2. 밤의 표범
#3. 봄바람이 꿈결처럼 불어오던 날
#4. 그 사람, 사실은
#5. 조금만 더 가까이서
#6. 궐, 그 소리 없는 전쟁터
#7. 또 밤의 산, 그리고 어떤 순간
#8. 일국의 왕이 할 수 있는 일
#9. 폭풍 전야
#10. 폭풍의 시작
#11. 폭풍의 한가운데
#12. 피가 깔린 자리에 앉다
#13. 끝내 벌어지다
#14. 정인, 지아비 그리고 국왕
#15.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16. 보랏빛 꽃이 피는 그 책 속
#종장. 당신의 곁에서, 지워지 않을 죄를 안고



작가소개



하시아

경상도에서 태어난 어린 직장인. 얘기로 풀어내고픈 망상이 많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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