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사실은 더 일찍 오고 싶었어요. 될 수 있는 한 빨리. 그래서 기다렸어요. 두려움보다 그리움이 앞서기를.”
어린 시절의 아픔을 딛고 서로에게 한걸음씩 다가가기 시작하는
젊은 남녀의 가슴 풋풋한 일상을 담은 사제지간 로맨스.
-본문 중에서-
“이게 뽀뽀란 거고.”
쪽, 하는 낯간지러운 소리에 사랑이 대번에 눈을 떴다.
“이게 키스야.”
비스듬히 내려온 얼굴이 이내 다가왔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어 눈 감는 것도 깜박했다. 닿았다. 코가 스칠 듯 닿았고 다음은 부드러운 입술의 촉감이 느껴졌다. 허리와 가슴 언저리를 맴도는 손길이 사랑의 마음을 애타게 했다.
“흐읍….”
눈 감은 쌤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저를 껴안고 있는 강인한 팔과 넓은 어깨. 만져보고 싶다. 나도 쌤 조금은 만져도 괜찮겠지? 쌤도 날 만지는데 뭐. 어느새 사랑의 손이 오늘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흠, 남자치고는 참 가늘구나. 그건 그렇고 막상 닿으니까 별 거 아니잖아? 이왕 용기 낸 김에 사랑의 팔이 더 높은 곳으로 향했다. 어깨가 무진장 넓다. 모르는 척 왼쪽과 오른쪽을 더듬어 가는데 낮게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린다.
“민사랑. 손 안 내리냐?”
“왜, 왜요. 쌤도 저 만지셨잖아요. 공평해야죠!”
“아쭈, 너 많이 컸다?”
“저 원래 성인이거든요?”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대드는 사랑에 당황한 건 오늘이었다. 처음 사랑의 손이 다가왔을 때는 뭘 모르고 스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새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손길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