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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6.03.17 약 10.8만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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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잘난 남편을 만나 평화롭게 1년여의 결혼생활을 보낸 혜주.

남편을 따라 향했던 모임에서 낯익은 사람이 남편에게 인사를 건넨다.

5년간의 연애 끝에 바닥을 치고 헤어졌던 혜주의 전 연인, 현수.

길었던 첫 연애. 그리고 헤어진 뒤 흐른 5년의 시간.

5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혜주는 재회한 현수에게 반응하고, 그런 혜주에게 현수가 찾아와 묻는다.

한 번만 다시 볼래?


-본문 중에서-

“항상 궁금했어. 네 소식.”
현수의 말이 위태로웠다. 현수의 말에 혜주의 심장은 쪼그라들었다. 바닥에 닿은 두 발이 불안함에 비틀거리기 시작했고, 혜주는 입을 열지 못했다. 현수는 혜주를 바라보다 시선을 돌렸다. 혜주는 그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현수의 눈을 바라보다 떠오른 말을 그대로 뱉어 버린다면 후회할 게 분명했다.
나도 네가 궁금했어. 혜주의 머릿속을 맴도는 말이었다. 하지만 현수에게 절대 말할 수 없었다. 눈을 마주치는 것도 어려운 상황에 고백과 비슷한 그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혜주는 한숨을 쉬었다. 현수는 신발 앞코를 동동거리다가 결심한 듯 혜주를 향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그런데 궁금해하면 안 되잖아.”
“…….”
“궁금해도, 궁금해하면 안 되지. 알아. 안 되는 거.”
현수의 말이 백 번 천 번 맞는 말이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이 재회한 곳은 서로의 배우자가 함께한 공간이었다. 서로가 궁금하면 안 되고, 궁금해도 궁금했다 말할 수 없다. 그만큼 시간이 오래 지나 있었다. 하지만 현수의 말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안 되는 거 잘 아는데.”
“…….”
“그런데 혜주야. 그래도 우리…….”
혜주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혜주를 향해 힘을 실은 한 걸음을 내딛었다. 현수도 혜주도 그다음 이어질 말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혜주는 그 말을 들어선 안 된다는 걸 직감으로 알았기에, 도망치고 싶었지만 현수가 용기 내어 내디딘 한 걸음에 혜주는 완전히 붙잡혀 있었다. 혜주는 도망치지 못했다. 현수의 말을 한마디라도 놓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수는 혜주를 묶어 놓고 한참동안 뜸을 들였다. 마지막 한마디를 내뱉지 못해 그 주위를 빙빙 돌았다. 온갖 자질구레한 말들이 따라붙었다. 현수가 뱉은 자질구레한 말들이 두 사람의 붕 뜬 오 년간의 공백을 겨우 채우고 있었다. 혜주는 현수를 빤히 바라보았지만 그 표정을 도통 읽을 수가 없었다. 한때 목소리만 들어도 표정을 그려 냈던 사람이었는데. 혜주가 열심히 현수의 표정을 읽는 동안 현수는 긴 망설임을 끝냈다. 그리고 단단해진 목소리로 마지막 말을 건넸다.
“우리, 한 번만 다시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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