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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5.04.28 약 18.1만자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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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이야기는 6개의 단편을 묶은 글입니다.

1. 갓 구운 크루아상처럼
2. 신의성실의 원칙
3. 나의 어린 연인에게
4. 그 시절, 버스정류장
5. Only you
6. 2호선 열차는 순환합니다.


-신의성실의 원칙 中-

“지, 지우거나 이, 입양……보내요?”
이런 경우는 분명 여자가 서운해해야하는데 그때 왜 그렇게 그녀에게 서운하고 또 화가 났던지 그는 핸들을 꽉 잡고서 나직이 말했었다.
“누구 마음대로.”
아이는 무사했다. 처음엔 미성년자와 관계를 벌인 어느 책임감 있는 성인이 아이와 함께 산부인과에 들른 줄 알았는지 무뚝뚝하기 그지없던 의사가 지연의 생년월일을 확인하고는 배불러오기 전에 혼인신고 하라며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여러 가지 것들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자, 성현은 지연의 옆에만 있어도 날카롭게 일어서는 감각에 습관적으로 손을 쥐었다 펴는 자신을 발견해야만 했다.
이불을 펼쳐놓은 자신의 공간 안에서 깨작깨작 밥을 먹고 있는 그녀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품에 꼭 끌어안고서 진하게 입을 맞춘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놀라 벽에 찰싹 붙은 그녀를 끌어다가 몇 번이고 키스를 해, 급기야 그녀의 입안에 있던 밥까지 우직우직 씹어 먹으며 그는 태연히도 말했었다.
“의사가 해도 된다잖아.”
“그, 그렇지만 그땐 사고였고…….”
“너, 남자랑 여자가 한 공간 안에 있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
뻔뻔해지기로 마음을 먹으니 오히려 열심히 방어를 하는 것은 지연이 되어버렸다. 그러던 중, 그의 눈가에 전공서적이 근처에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내가 공직에 있어서 개인과외 같은 거는 안 돼. 근데 원하면 내가 가르쳐줄게.”
그러자 그녀의 눈가에 갈등 어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인지하지 못하는 새 조심히 다가가 법 이론을 늘어놓으면 빛나는 눈동자가 마주 닿았다.
‘이지연, 너 어느 별에서 왔니?’
그런 그녀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성현은 온 마음이 그 아이에게로 흘러가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을 할 때에도 환히 웃고 있는 그 아이의 잔상마저 참방거리는 설렘으로 다가와 버렸다.
길어진 단발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서, 그 사이로 몇 가닥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섬세한 얼굴을 감싸고 있는 모습.
그는 때로 지연이란 아이가 자신의 곁에 있다는 사실이 몹시 신기해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곧게 다문 입술 사이로 앳된 모습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순식간에 마음을 지배해버린 것은 소유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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