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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15.04.13 약 12.6만자 3,000원

  • 완결 2권

    2015.04.13 약 15.6만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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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문제아와 불량아들의 집합소인 신성고 2학년 13반.
1년 동안 무시와 냉대를 받아온 그들이 복수를 결심하고 일어섰다!
창창한 앞날에 먹구름이 끼인 채 친구에게 배신당한 윤아를 필두로 한 이들, 복수클럽은1.1.2권 과연 신성고 왕관 쟁탈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낭랑 18세들의 유쾌하고 통쾌한 우정극!



-본문 중에서-

“하루아침에 추락한 기분이 어때, 공주님?”
“…….”
“나를 너무 원망하지는 마. 이렇게 된 데에는 결국 네 책임도 있잖아.”
너무 많은 걸 가진 죄. 그래서 너를 시기하게 만든 죄.
“이제 와서 솔직하게 말하는데, 난 처음부터 네가 너무 싫었어.”
적어도 네가 내 눈 앞에서만은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분하고 억울하면 나한테 복수해 봐. 북쪽 탑에서 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빙그레 웃은 상미가 멀거니 선 윤아를 지나쳐서 나갔다. 혼자 남은 윤아는 묵묵히 부실에 있는 자신의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솔직하게 말한다고? 그런 감정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다정한 목소리로 눈동자 속에 뿌리 깊게 자리한 질투를 감출 수 있다고 믿다니, 어리석다.
‘유치해서 끝까지 상대 안하려고 했는데.’
설치형 이젤가방을 어깨에 메고, 제임스 본드의 가방 같은 화구가방을 한 손에 들고, 여타 잡다한 도구가 들어있는 커다란 쇼핑백까지 쥔 그녀는 문 밖을 나서기 전 미술실을 돌아봤다. 평화롭고 고요한 날들과 안녕을 고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세 개의 궁전에선 비운의 공주가 되어 북쪽 탑으로 향하는 윤아를 보려고 창가에 구름떼처럼 구경꾼이 몰려들었다. 개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여학생도 굉장히 많았다. 그러나 꼿꼿하게 앞만 보고 걸어가는 윤아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거나 멈춰 서지 않았다.

김윤아. 좋아하는 것은 조용히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 싫어하는 것은 귀찮은 것과 시끄러운 것. 그리고 사람 많은 곳에 있는 것. 피곤한 일을 피하기 위해 알아도 모른 척 눈 감고 18년을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겁 없고 건방진 생쥐 한 마리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다. 맹수는 불필요한 살육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잔인하게 돌변할 수 있다. 윤아는 평화로운 일상을 위해 잠시 마음 속 저 깊은 곳에 담아 두었던 칼을 뽑아 들기로 마음먹었다. 따사한 햇살처럼 보는 이의 마음을 누그러뜨렸던 눈매가 서슬 퍼렇게 번뜩였다. 윤아는 그간 드러내 보일 일이 없어 오랫동안 담아두기만 했던 신조를 되새겼다.

당한 만큼 갚아준다.


[미리보기]

“너희들, 무시당하는 거 싫어?”
엄청난 반응이 밀려들었다. “우어어어, 당연하지!”, “무시당하는 걸 누가 좋아하겠냐?”, “너도 우리 무시 하냐!”와 같은 외침이 돌림노래처럼 교실을 들썩였다. 반응이 좀 잦아지자 윤아가 다시 한 번 물었다.
“무시하지 못하게 하고 싶어?”
또 한 번 우레와 같은 반응이 휘몰아쳤다. 입을 일자로 다물고 그 반응을 지켜보던 윤아가 또 한 번 기름을 부었다.
“여태껏 무시했던 사람들한테 복수하고 싶지?”
격렬하게 타오르는 불꽃이 두 배, 세 배는 더 크게 올라왔다.
“우리를 무시했고, 지금도 무시하는 학교에게 본때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말끝을 흐리며 천천히 교실에 앉은 급우 하나하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들은 모두 전에 없이 빛나는 눈동자로 다음 말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래, 본때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 그게 뭔데?
“왕관을 빼앗아오는 거야.”
너무 엄청난 일에 대해 들으면, 한동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된다. 13반 전원이 멍한 얼굴로 오른쪽으로 15도쯤 고개를 기울였다. 대략 5초가 지나자 헉, 헉, 헉. 도미노처럼 주르륵 순서대로 입이 떡 벌어졌다.
“아유, 농담도 잘 해. 왕관을 그거를 우리 어떻게 뺏어와.”
“그거 뭐 공식 클럽인지 뭔지 걔들만 가질 수 있잖아.”
“맞아, 맞아. 우린 뭐 비공식에 운동장 청소나 하는 신센데.”
“본관에 몰래 가서 유리를 깨고 슬쩍하는 건 또 몰라도.”
슬쩍해온다는 말에 대한 윤아의 대답은 단호했다.
“훔치자는 게 아니야. 정당하게 쟁탈전을 벌여서 가져오자는 거야.”
“아아니, 그게 뭐 말이 쉽지. 어떻게 그래?”
“그거는 아무튼 좀 그렇다. 왕관 그게 학교의 자랑이 되는 클럽에 주는 건데 그걸 우리한테 줄 리가 없지.”
“접때 학생부장 새끼가 하는 말을 들었는데, 13반은 학교의 수치라고 그러더라.”
“박 부장 그 새끼는 종이 호랭이 주제에 말 참 이쁘게 한단 말이야.”
“근데 그 얘기 진짜냐? 교감 퇴직하면 박 부장이 교감 된다는데?”
“뭐? 설마. 박부가 권력자가 된단 말이야?”
대화가 산으로 가려고 하자 윤아가 막아 세웠다.
“왕관, 훔치지 않고도 가져올 수 있어. 너희만 도와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야.”

위대한 하늘의 신, 환인은 아들 환웅에게 바람을 다스리는 풍백과 비를 다스리는 우사, 구름을 다스리는 운사를 이끌고 인간계를 다스리게 했다. 남쪽 궁전의 공주 김윤아는 여학생들의 구심점 임해라와 남학생들의 우두머리 김태희를 이끌고 북쪽 탑으로 내려와 13반의 무한 신뢰를 얻었다. 못 하리라 여겼던 일을 두 번이나 해냈다. 임해라를 데려오고, 김태희를 학교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과 친구가 되었다. ‘그래, 혹시 김윤아라면 가능할지도 몰라.’하는 작은 생각이 빠르게 전염되었다. 윤아는 확인사살용 한 마디를 날렸다.
“올해는, 우리가 왕이 되는 거야.”
아아, 왕! 이 얼마나 달콤하고 환상적인 울림인가. 왕. 누군가는 말을 타고 대륙을 누렸던 용감무쌍한 고구려와 발해의 왕을, 또 누군가는 화려한 옷을 입고 금관을 쓴 신비로운 신라의 여왕을 떠올렸다. 어떤 이는 야자수 밑에서 훌라춤을 추는 여인들을 낀 해변의 왕을, 그리고 또 어떤 이는 돈을 가득 채운 풀장에서 황금을 물처럼 쓰는 카지노의 왕을 상상했다. 가슴을 한껏 부풀어 오르게 만드는 그 몽롱한 이미지에 신음 섞인 감탄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어때?”
더 들어볼 것도 없었다. 무한 김윤아 교의 충실한 신도가 된 그들은 두 손을 하늘로 뻗으며 목이 터져라 외쳤다.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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