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콰광-!
응접실 안쪽에서 난데없는 폭발음이 들려왔다.
“이 비서, 무슨 일이지? 이 비서, 이아윤 씨!”
고즈넉한 대저택의 한 층은 [상호 협의에 따른 결혼 계약 매뉴얼]상 아윤의 구역으로 분리되어 있었지만,
그 사실을 떠올릴 여유도 없이 태하가 급히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곧이어 들려온 것은 아윤의 격한 외침이었다.
“3시 방향으로 피하세요! 그다음 사슬 공격 나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태하는 의문을 멈출 길이 없어 소리가 나는 방문을 살짝 열어봤다. 그러자 컴퓨터 의자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아윤이 헤드셋을 끼고 모니터에 들어갈 정도로 몰입한 모습이 보였다.
“지금 딜 모자라요! 더 극딜해 주세요! 보스 12시로 몰게요!”
회사에서의 완벽한 이 비서는 온데간데없고,
까만 뿔테 안경을 쓴 채 머리를 틀어 올린 아윤이 비장하게 외쳤다.
이쯤 되면 살짝 무서울 지경인데.
정체불명의 복슬복슬한 잠옷을 입은 저 여자가 자신이 아는 이 비서라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걸까.”
천하의 서태하가 난생처음 답을 알 수 없는 문제를 마주한 사람처럼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읊조렸다.
그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불순한 계약 동거의 첫날밤이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