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안사는 테미스를 올려다보았다. 가까웠다.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웠다. 하지만 그녀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테미스."
그녀의 목소리가 낮고 깊게 울렸다.
"이제 인정할래?"
테미스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지만, 흔들리는 시선은 감출 수 없었다.
"넌 더 이상 나를 피할 수 없어."
리시안사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끝이 테미스의 얼굴선을 따라 부드럽게 움직였다. 단단한 턱선을 따라 손끝이 닿자, 테미스의 호박빛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러나 저항하지 않았다. 리시안사는 그녀가 숨을 멈추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더 깊이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