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까칠하고 예민한 데다 인성은 별로지만, 일은 또 잘해서
손대는 사업마다 대박을 터트리는 오원물산 호텔리조트부 대표이사 한도원.
유능하고 눈치도 빠르며 야무진 데다 일 처리는 최상급.
누구도 건드릴 수 없던 대표이사 한도원을 컨트롤할 수 있는 유일한 비서 차예리.
돈이 차고 넘치는 도원은 예리의 능력과 시간을 살 수 있어 좋고,
예리는 그런 도원이 자신의 가치를 높게 사며 어마어마한 금액을 아끼지 않는 것에 만족스러웠다.
낯선 곳에서 눈을 뜨기 전까지는.
*
당황한 예리가 벗어 던진 옷들을 주워 입은 뒤 조심스럽게 문을 여는데,
바로 코앞에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났네요. 못 일어날 줄 알고 오늘 모닝콜은 내가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대, 대표님.”
“차 비서, 어젯밤 기억은 납니까.”
제 상사가 내뱉은 알 수 없는 말에 예리의 인상이 미세하게 굳었다.
“안 나는 얼굴이네요. 그럼 그렇지.”
도원의 느른한 웃음에 예리의 솜털이 바짝 솟았다. 동공은 파르르 떨렸다.
매섭게 내려 보는 도원의 얼굴은 ‘이걸 어떻게 할까.’ 딱 그 표정이었다.
“어젠 좀 많은 일이 있긴 했는데.”
도원은 3년 짝사랑의 종지부를 찍을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