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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23.01.11 약 2만자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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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그 사람이라는 말…… 안 듣고 싶어.”
“선배, 그건…….”
“네가 그렇게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나였으면 해.”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수영과 혁준은 둘도 없는 가까운 사이였다.
그들과 함께 일하는 누구라도 두 사람이 사귄다고 생각할 만큼.
그러나 두 사람은 항상 입버릇처럼 ‘연애’는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 5년, 두 사람은 숱한 나날을 함께 보내왔다.
수영도, 혁준도 서로에 대한 감정을 부인하거나 감추지는 않았다.
사귀자느니, 사랑하느니 하는 직접적인 말을 주고받지 않았을 뿐 자신들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 않았다.
언제까지 미적거리며 이런 관계를 고집하려던 건 아니었다. 다만, 사랑을 고백하기에 적절한 시간을 놓쳤던 것뿐.
연애 아닌 연애를 즐기고 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견고했고, 서로를 향한 사랑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수영의 전 남자 친구가 같은 회사에 입사하면서 둘의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하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당황하게 했다면 미안해.”
“내가 왜 당황했을 거라고 생각해?”
“그야…….”
“그 자리에 박기석이 있어서?”
“…….”
“그렇다고 대답하려니까 자존심 상하고, 아니라고 대답하려니까 뭔가 찜찜하지?”
혁준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수영의 말을 반박하지 못했다.
박기석이 수영을 쳐다보며 웃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 자리에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짓 같은 건 하지 않았을 것이다.
“화났어?”
“그럼 화가 안 났을 거라고 생각했어?”
“미안하다는 말, 안 하고 싶어.”
“왜 박기석 때문에 그런 짓을 해?”
“무슨 말이야?”
“한 번이라도 나 때문에 그랬던 적 있어?”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들은 사람처럼 의아한 눈으로 수영을 바라봤다.
수영은 착잡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혁준은 결코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긴 시간을 알고 지내는 동안 그가 오늘처럼 행동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답답할 정도로 꾹꾹 참던 사람이잖아. 그런 선배가 고작 박기석이란 인간 때문에 자제력을 잃었다는 게 화가 나서 그래. 대체 그 사람이 뭔데? 그 사람이 뭐라고…….”
“언제까지 그렇게 부를 거야?”
“뭐?”
수영은 당황했다.
난데없는 그의 말 때문이 아니라 서글프게 들리는 혁준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착잡한 감정을 애써 감추며 혁준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이라는 말…… 안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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