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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22.07.06 약 2.1만자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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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목련처럼 소리 없이 피고 지는 꽃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러게요.”
“어느새 피었다가 어느새 지더라고요.”
“서글픈 꽃인 건가요?”
“그리고 다시 어느새 피죠.”
 
스물일곱, 지독한 사랑의 상흔으로 또다시 누군가를 믿게 되는 것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조차도 생기지 않았다.
진심으로 사랑한 만큼 그 상처는 너무나 컸기에.
그러나 오랜 시간 조용히 스며드는 가랑비처럼
잔잔하게 그녀의 마음을 두드리는 남자에게 언젠가부터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이 남자와 함께라면 볼썽사납게 져버린 꽃잎조차 아름다울 것 같았다. 내년 봄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처럼 들려서.
봄이면 어지러이 바닥을 뒹구는 목련이 그저 지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피는 것처럼
아프게 한 것들은 떠나가고 좋은 것들은 다시 되돌아온다는 그의 말에
비로소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또다시 사랑이라는 파도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를.
 
“다시 핀다는 말, 듣기 좋았어요.”
“좋은 것들은 돌아오죠. 우리를 아프게 한 것들은 떠나가고.”
 
 
[본문 내용 중에서]
 
“다음 주쯤이면 만개하겠어요.”
승하가 덜 핀 목련을 가리키며 말했다.
“목련을 좋아하나 봐요?”
“꼭 그런 건 아니에요. 봄이 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꽃이라 그런가 봐요.”
“저는 떨어진 꽃잎이 그렇게 싫더라고요.”
“꽃뿐 아니라 모든 게 저물 땐 다 그렇죠. 그래도…….”
소연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시 핀다는 말, 듣기 좋았어요.”
“좋은 것들은 돌아오죠. 우리를 아프게 한 것들은 떠나가고.”
소연은 나란히 걷고 있는 그의 손을 잡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승하의 손을 잡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멀미의 정체가 또렷해질 것 같았다.
쥐었다 폈다 하는 손바닥에 땀이 찼다,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걸음을 멈춘 그녀가 승하에게 물었다.
“바보 같은 소리 해도 돼요?”
“해요.”
“손 한 번만 잡을게요.”
“네?”
소연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손을 잡았다.
승하는 마냥 당황스러워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힘없이 자신의 손을 잡은 소연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멋쩍은 듯 먼 곳을 바라보며 소연이 말했다.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어요.”
“이런 느낌이네요.”
편안하기까지 한 그의 미소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소연은 사납게 일던 멀미가 잠잠해지는 걸 느꼈다.
그래, 다시 한 번 시작해 보자.
우리를 아프게 한 것들은 떠나가고, 좋은 것들은 돌아오는 법이라잖아.
물끄러미 그를 올려다보던 소연이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하고 사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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