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참 다행이군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늘 화제가 되어버려 혼자가 좋은 화학과 교수 서지혁.
지혁은 혼자가 편하지만 뭐 하나 흠잡을 구석 없이, 시키기도 전에 조용히 모든 걸 준비해놓는 윤 조교를 마다할 구실이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교수실 생활. 사람이 둘이나 있는 공간임에도 귀가 먹먹한 고요가 내려앉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인다. 마음이 쓰이고 눈길이 간다.
“교수님은 무슨 말이든 다 그럴듯하고 멋지게 하시잖아요.” “…….” “아, 저기 혹시 오해하실까 봐. 저, 교수님…….” “알아, 싫어하는 거.” 일부러 표현을 조금 고쳐 말한 지혁이 그제야 턱을 들었다. ……쟤가 아니라고도 안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