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 이후 시간을 되돌려준다던 신의 제안을 받아들인 평범한 18세 소녀 하진은 조선시대에 떨어지게 되는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그녀를 받아준 사내는 조선 12대 왕, 훗날의 인종이었다.
그들은 알지 못했다.
강렬한 그들의 첫 만남은 애처로운 사랑의 시작이었음을, 유하진과 이호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타임워프
#궁녀와 세자
#조선
#애틋
#절절
[미리보기]
1532년, 조선
야심한 시각. 저 하늘에 떠오른 달처럼 고귀한 자태의 사내가 홀로 길을 걷고 있었다.
짙은 먹색의 머리칼과 눈동자, 우아한 콧날과 닫힌 입술, 사내답게 날카로운 턱선.
차분하고 단정한 분위기, 사람을 꿰뚫듯 예리한 눈빛까지.
날 때부터 군림하던 자였던 까닭일까. 그의 숨결과 손짓 하나, 모두 고고하고 우아했다.
그는 바로 이 나라의 세자. 이 호였다.
그는 들고 있던 등불을 내려놓고 잠시 하늘의 별을 바라보았다. 까만 눈동자 속에 아름다운 별이 비추어졌다.
“…….”
잠시 사색에 잠겼던 그는 이내 발걸음을 옮기려 등불에 손을 가져갔다.
바로 그 순간. 어디선가 따뜻한 빛이 모여들었다.
느닷없이 펼쳐진 장관에 놀란 것도 잠시. 눈높이 위로 모여든 빛에서 사람의 형상이 보였다.
“으악!”
“…….”
그곳에서 웬 여인이 튀어나와 그를 덮쳤다. 얼떨결에 떨어지는 그녀를 받아들다가 중심을 잃고 뒤로 고꾸라졌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넘어졌던 몸을 일으키려다, 여인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얼어붙은 듯 움직임을 멈췄다. 여인이 자신의 얼굴을 양팔로 가두고 몸 위에 올라타 있었기 때문이다.
몸을 일으키려 고개를 든 탓에 하마터면 엄한 일이 벌어질 뻔하였다.
“…….”
“…….”
달빛과 등불이 두 사람의 얼굴을 비추었다. 풀벌레들의 소리가 그들 사이를 가득 메웠다.
일순간 정적이 흐르고 정적을 깬 것은 그가 먼저였다.
“비키거라.”
그가 말을 꺼내자 하진은 화들짝 놀라며 일어섰다.
그것이 그들의 첫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