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이제 누구의 대신이 아니라, 나로서 이 길을 걸을 거야.
외로운 궁 안에서 유일하게 믿었던 유모상궁이 자신에게 오랫동안 독을 먹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발을 헛디뎌 연못에 빠지고 만 태류국의 나약한 여황제, 한유.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니…… 노비 억순이가 되어 있었다.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궁을 벗어났다는 사실에 기뻐한 그녀. 그러나 자신이 팔려 온 곳이 자신을 몰아내려 하는 대태공의 집인 것을 알고 깜짝 놀라는데…….
▶잠깐 맛보기
어째서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가.
금수의 자식인, 또 한 마리의 금수인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
피칠갑인 우리 사이의 악연도, 제 주제도 모르고 당신을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마음 한 번 제대로 말하지 않은 못나 빠진 사내가, 아껴 주고 보듬어 주지 못한, 미워하고 원망만 했던 그 모든 잘못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당신을.
― 무원 ―
슬픈 기분이 들었다.
그는 북방으로 간다. 아마도, 돌아올 생각이 없겠지.
북에서 싸우고 또 싸우며, 태류를 지키고 또 지키며 그는 속죄할 것이다. 그의 마음에 짐을 덜게 할 유일한 방법이었다.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하지 않는다. 그를 보내는 것을.
― 한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