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크리스틴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부재로 불안해하는 아이를 보며 늘 걱정이 가득하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아이아버지인 세르지오가 약혼한다는 기사를 보게 된 크리스틴. 힘든 상황에 그녀는 일순 그에게 기대 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지만 일말의 자존심이 그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날 저녁, 자신과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이를 본 그녀는 고집을 꺾고 세르지오를 찾아가는데….
당신이 시칠리아를 떠났을 때 우리는 끝난 거예요…
▶ 책 속에서
“당신은 추억보다 훨씬 더 아름답군.” 세르지오의 낮은 목소리가 부드럽게 울렸다. “두 눈동자는 여름 하늘보다 파랗고 탐스러운 금발 머리도 잘 익은 옥수수처럼 사랑스러워.”
크리스틴은 한 편의 시와 같은 세르지오의 말에 빠져 버릴 것만 같았다. 문득 그녀는 화가 치밀었다. 약혼식을 발표하는 날에 다른 여자에게 달콤한 말을 속삭이다니. “이만 가 볼게요. 당신 약혼녀가 당신이 다른 여자와 있는 걸 안다면 오해할지도 몰라요.”
“오해라니? 무슨 오해?” 세르지오가 느긋하게 받아쳤다. “할 말이 있다는 당신의 요구를 들어준 것뿐인데.”
“날 유혹하려 했잖아요.” 장난기 가득한 세르지오의 말투에 크리스틴은 화가 났다. “아름답다고 계속해서 말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