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블루

그건 그녀의 계획표에 들어 있지 않은 사건이었다!

꿈이 실현되었다. 전액 회사 부담으로 리우를 여행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오만하고 냉소적인 크리스를 만남으로써 여행의 즐거움은 깨지고 만다. 그런 남자를 믿어서는 안된다는 뼈저린 교훈을 갖고 있는 커스텐은 그에게 절대로 속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그에게 마음먹은 대로 모든 게 가능한 건 아니란 걸 알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점차 크리스의 매력에 빠져드는 커스텐!

▶ 책 속에서

「그게 마지막 선물이 아니었나요?」

커스텐은 슬픔과도 같은 고뇌가 솟구쳤다.「결국 당신은 날 침대로 끌고갈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여태껏 당신이 내게 사준 그 많은 선물들에 대한 대가로 말예요」그녀는 마음속에 있는 말을 모두 털어놓고 있었다.「사실 난 지겨워요! 내 인생을 통해 돈으로 날 매수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난 무척이나 고통스러웠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돈으로 매수당하진 않을 거예요!」

크리스는 꼼짝도 하지 않고 화난 표정으로 서 있었다.「커스텐, 무슨 뜻인지 알았어요. 그런데 왜 진작부터 그 얘기를 털어놓지 않은 거지? 그렇게 억지로 참을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당신에게 교훈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쏘아붙였다.「난 당신과 같은 남자들을 혐오해요. 돈에 둘러싸여 뭐든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말예요」

그의 눈동자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거의 검은 색으로 변했다. 그 차가운 눈빛이 쏘아봤을 때 그녀는 가슴까지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