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태어났고, 그렇게 사계를 봄 안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 나 때문에 자꾸 그림자 지고 아프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 오빠 인생에 나만 없었다면 얼마나 평화롭고 행복했을까. 그보다 더 완벽할 수도 없었겠지, 하는 생각.”
가진 건 오직 발레를 향한 열정과 재능이 전부였던 려은. 아버지의 오랜 징역살이와 모친마저 부재한 그녀의 척박한 삶에 발레를 가져다준 승조는 마법을 걸어준 왕자 같은 존재였다. 가깝지만 먼, 꿈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도무지 더는 바라볼 수가 없었다.
“…가지 마. 상관없어, 나는. 아무것도 상관이 없어. 너만 있으면 나는 되겠어. 네가 내 곁에만 있으면… 다른 건 아무것도, 상관이 없겠어.”
힘겹게 승조를 떠나보낸 자리에 새로 찾아드는 사랑, 태하. 많은 걸 가진, 역시 빛나는 사람이지만, 불쌍한 려은의 눈에마저 불쌍한 사람. 연민하는 사랑은 안 된다고들 하지만… 어느 모로 보나 버겁고 힘겨운 사람이지만. 아니, 누구도 다신 사랑하지 않으려 했건만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그를 거부할 수 없다.
[작품 공지] 본 작품은 제공사 요청으로 2020년 9월 17일부로 작가 정보가 [안제이]에서 [죠이나]으로 변경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