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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17.04.07 약 8.3만자 6,000원

  • 완결 2권

    2017.04.07 약 8.1만자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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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탁자 위에 와인잔이 두 개 놓여 있다. 둘 다 물처럼 투명한 액체가 80% 정도 들어 있다. 마치 정밀한 계량기로 잰 듯이 정확히 80%이다.
두 잔은 완전히 똑같은 모양이고, 위치도 마치 자로 잰 듯이 탁자 중심점에서 똑같은 거리다.
만약 욕심쟁이 아이가 와서 어느 잔을 집는 게 득일까 하고 눈에 불을 켠다 해도, 언제까지고 선택할 수 없을 것이다. 두 잔의 내용물부터 겉모습, 위치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신경질적인 균형이 이상한 느낌을 주었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커다란 등나무 의자 두 개가 완전히 대칭을 이루었다. 거기에 두 남자가, 역시 인형처럼 바른 자세로, 등을 꼿꼿이 세우고 앉아 있다.
단풍이 들기엔 아직 이른 초가을 시오바라 온천, A온천여관 3층 복도이다. 열린 유리창 밖은 온통 초록빛, 아래쪽에는 탕으로 이어지는 번개 모양 복도의 기다란 지붕, 울창한 나뭇가지 밑으로 가노마타 강줄기가 숨바꼭질을 한다. 뇌수가 마비되는 듯한, 끊임없는 여울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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