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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13.09.10 약 14.6만자 3,000원

  • 완결 2권

    2013.09.10 약 14.1만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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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종갓집 고풍스러운 처마에는 어머니의 눈물이 있습니다.
종갓집 멋스러운 마당에는 아버지의 한숨이 담겨 있습니다.
여자라는 이름으로 그 모든 아픔을 감싸 안아야 하기에,
딸이라는 이름으로 그 모든 상처를 이겨내야 하기에,
입이 있어도 나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눈이 있어도 나는 바라볼 수 없습니다. 종갓집의 종택을 이어가야 하는
자매의 눈물어린 삶이 있습니다.
맏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삶이 아닌 종택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장녀 란아.
자신의 언니를 바라보며 언니처럼은 살지 않겠다고 굳은 다짐을 하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둘째딸 란지.
어느날 그녀들에게 나란히 운명같이 쌍둥이 형제가 찾아오고 …….

“옷, 벗겨 줄까?”

“그래 주시면 감사하고요.”

“그럼 벗겨 달라 하면 되지. 답답하네.”

혼자 구시렁거리던 그가 다가와 능숙하게 대대를 풀고, 족두리에 고정되어져 있는
큰 댕기의 매듭을 풀어 내렸다. 그 모습에 속으로는 내심 놀랬지만,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다.
비녀 양쪽에 감겨져 있는 작은 댕기들을 훌훌 풀어내고는 원삼과 함께 벗겨냈다.
어찌나 잘하는지 여러 번 해본 솜씨 같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됐지?”

자연스레 반말하는 그를 멀뚱거리며 쳐다본 란아는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옷들을 차곡차곡 개어 방 한구석에 챙겨 놓았다.
평상복을 입고 있는 란아를 한번 쳐다본 그가 뒤로 물러서며 다시 술잔에 입을 대어 쭉 들이켰다.

“아, 네.”

“뭐, 나도 많이 생각해 봤어.
어차피 하는 결혼이고, 괜히 어색하게 지낼 필요는 없잖아.
당신 말마따나 서로 한발자국씩 양보하면서 그렇게 살면 될 것 같고.
그렇게 하다가 정 안 되며 이혼하면 될 거고. 그렇지?”

서운함이 밀려왔다. 이왕 이렇게 결혼했으니 우리 잘 살아보자 라는 말이 듣고 싶었던 란아는 성준의 말에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기 위해서 이를 악물어야 했다.

“그러지요.”

“좋았어. 그래도 말귀가 밝아서 좋기는 하네. 앞으로 잘 지내보자고.”

그가 내민 손을 살포시 잡은 란아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어 얼굴을 붉혔다.
그런 란아의 모습에 성준의 눈빛이 욕정으로 번들거렸다.

“아참, 나는 하루에 한 번은 여자랑 섹스를 해야 하는데…… 상대해 줄 수 있지?”

직설적인 그의 말을 처음에는 바로 알아듣지 못한 란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쳐다보자, 성준이 어깨를 툭툭 치며 느끼하게 웃었다.

“못 알아듣는 척하기는. 내 삶의 행복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여자랑 섹스하는 거라서 말이야.”

그의 말에 놀란 란아가 거칠게 숨을 들이마셨다.

“놀라기는. 뭐, 다른 여자랑 잘 수도 있지만, 결혼까지 해놓고 바로 그러면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좀 그렇잖아. 그러니 란아 씨가 상대해 줘야지.”

부탁도 아니고, 애원도 아니고, 명령이었다.
기가 차고, 코가 막힐 것 같은 이 상황에 란아는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멍하게 있는 그녀에게 살금살금 다가온 성준이 저고리를 풀어 내리며 씩 웃었다.

“그럼 오늘부터 합방을 해볼까, 란아 씨?”

- 본문 내용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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