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난 당신의 아내로 머무는 데 기한이 정해진 사람이란 거 잊지 마세요.”
유고희, 오늘 약속된 2년간의 정략결혼 생활을 정리했다.
겉으로는 빈틈없고 한 치의 흐트러짐조차 없어 보였지만,
보이지 않은 곳에선 가라앉지 않으려 죽도록 애쓴 나날이었다.
“이렇게 환하게 웃을 줄 아는 여자였었나? 내 곁에 있는 것이 그렇게 불편했었나?”
강인환, 정략이었다 해도 사람이 나간 빈자리는 생각보다 휑하다.
아내라는 이름의 여자는 그가 그어 둔 선을 확실하게 지키며 가족들을 챙겼고,
자신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았다. 단 한 번도.
그가 원했던 군더더기 없는 결혼 생활이었다.
무늬만 부부, 분명 그뿐인 관계였다. 하지만……
사진 속의 그녀는 매번 다른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함께 산 2년 동안 자신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런 미소였다.
그 모습이 밝은 햇살 같아 자꾸만 바라보게 만들었다.
인환은 기분이 묘해졌다.
그녀가 그를 물들였듯 이젠 그가 그녀를 길들이려 한다.
부디 늦지 않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