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완벽한 승리란 동시에 완전한 파괴를 의미한다."
단순히 페이지를 넘기며 즐기는 소설이 아니라, 한 인물의 처절한 생애를 함께 버텨내야 하는 기록이다. <스트라테구스>는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략가라는 가혹한 운명을 짊어진 사내, 아히나답 바르카의 고독한 궤적을 쫓는다.
이야기는 전장의 먼지바람과 비릿한 피 냄새가 진동하는 한복판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주인공 아히나답은 승리를 설계하는 자다. 하지만 그가 꿈꾸는 승리는 우리가 흔히 아는 화려한 영광이 아니다. 그는 수많은 병사의 목숨을 체스판 위의 말처럼 움직이며 승리를 쟁취해내지만, 그 대가로 자신이 지키려 했던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역설적인 파괴를 목격한다.
작품의 압권은 아히나답이 마주하는 생의 마지막 혹은 최악의 순간들에 있다. 금빛 털을 세우고 시뻘건 아가리를 벌린 죽음의 그림자들이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절체절명의 전장. 그 공포의 한복판에서 그는 오히려 고통스러울 정도로 새하얀 햇살을 마주하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이 소설은 단순히 누가 이기고 지는지를 구경하는 전쟁 놀이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는다. 카르타고의 영웅들을 떠올리게 하는 장엄한 서사 위에, 인물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세밀한 문체가 더해져 긴장감을 끝까지 놓을 수 없다.
가벼운 이야기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이토록 묵직하고 밀도 높은 서사를 만나는 건 편집자로서도 큰 행운이다. 필력이라는 단어가 가진 진짜 힘을 확인하고 싶은 독자라면, 그리고 한 시대의 무게를 짊어진 전략가의 고독한 뒷모습을 기꺼이 함께 지켜볼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될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당신 역시 아히나답이 보았던 그 새하얀 햇살의 의미를 오랫동안 곱씹게 될 테니까.
-리그미디어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