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미국 남부의 어둠을 가르고 한 소녀가 속삭인다.
"나는 왜 7년 동안 벽장 속에 숨어 살아야 했을까?"
이 책은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흑인 여성, 해리엇 제이콥스가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기록한 최초의 여성 노예 서사다. 그러나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는 단순한 역사 기록이 아니라, 숨 막히는 생존의 드라마를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열두 살의 나이에 "소유물"이 되었고,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한 남성의 집요한 추적과 성적 위협에 시달렸다. 그리고 결국 자유를 얻기 위해 단 하나의 선택, 7년간의 은신을 감행한다. 그곳은 방도, 지하실도 아닌, 몸 하나 겨우 누일 수 있는 작은 다락 아래의 틈. 사람들은 바로 아래에서 떠들었고, 아이들은 희미한 틈으로 기웃거렸다. 그녀의 아이들조차 그녀가 코앞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그 비참한 은신처가 해방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이다.
해리엇은 그 작은 어둠 속에서 자신과 아이들을 자유로 이끌 계획을 세우고, 불가능해 보이는 탈출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드러나는 남부 사회의 민낯, 다시 말해서 여성 노예를 둘러싼 침묵, 연민과 잔혹함이 교차하는 인간의 얼굴, 그리고 자유를 향한 집요한 의지만이 보여주는 빛이 모두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압권은 마지막 장. 7년의 숨음 뒤에 맞닥뜨린 진짜 자유란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그 자유는 그녀에게 어떤 대가를 요구했는가?
이 책, '한밤의 속삭임'은 단순한 생존기가 아니다. 이는 한 소녀가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기 위해, 그리고 후대의 우리가 잃어버린 용기를 일깨우기 위해 써 내려간 기록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독자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내가 그녀였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