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던 남윤 도령.
하지만 영목의 눈엔 왜 그리 외롭고 불쌍해 보였을까.
어느 날, 가문이 몰락하고 감옥에 갇힌 윤.
그를 구하기 위해 그녀는 스승인 용과 내기한다.
영목이 굳이 남장을 하지 않아도,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당당히 살 수 있는 세상에서 다시 태어날 것.
그런 세상이 되었다 싶거든 윤의 이름을 기억해 낼 것.
내기를 수락한 영목은 눈을 감으면서 윤의 말을 되새겼다.
나는 항상 여기 있습니다. 마음 편한 날에 천천히 오세요.
급히 달려오다 넘어지지 말고, 서두르다 구르지도 말고,
오래도록 안녕하시다가 어느 날 문득 적적하시거든 그때 슬슬 걸어오세요.
꼭 저처럼 차분하고 서늘하던 마지막 인사.
평생 무엇 하나 쉽지 않았던 영목은 이렇게 쉬운 내기마저도 불안할 뿐이었다.
머지않은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만나서 윤이 도령, 하고 크게 불러줄 수 있을까.
* * *
부유한 역관 가문의 하나뿐인 후계자 남윤.
호위 무사이자 벗인 영목과 함께하며 순조롭게 상단을 키우고 모든 일이 잘 풀리던 찰나, 갑작스러운 모함으로 가문이 무너지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후의 삶은 윤의 이해를 넘어선 것이었다.
햇빛 아래 설 수 없고, 피비린내에 이성을 잃고, 모르던 감각들이 예민하게 살아났다.
죽어 버리고 싶었지만 죽을 수가 없었다.
이제 어떻게든 살고 견뎌 언제 만날지 기약 없는 날을 기다려야 한다.
소중한 사람의 이름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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