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네 손은 드라이아이스 같아.
차가운데, 화상을 입을 것 같아.
같은 수업을 듣는 사이, 그 이상의 접점은 없었다. 선배는 너무도 특별한 사람이고, 나는 아니니까.
인사조차 나눠 본 적 없던 그를 겨울밤, 뜻밖의 장소에서 마주쳤다.
“그런데 저는 어떻게 알고 계셨어요?”
“다혜 씨니까?”
잠깐의 온기를 믿지 말자 마음먹으면서도
반걸음만큼 다가올 공간을 허락해 버리고 싶은 내가 있다.
“선배. 내 안에는 지옥이 있어. 누구도 살지 못해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지옥이 있죠.”
나는 체온과 중력을 찾아 그에게 매달렸다. 서로의 몸이 완전히 맞붙었다.
“다혜 씨의 지옥에서 내가 살게 해 줘요.”
이 순간은 그가 나의 작은 행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