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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20.08.20 약 18만자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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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친오빠로부터 오랜 시간 폭력에 노출되어
언어 장애인인 척 살아가는 비운의 예술가 ‘화가 지연우’

할아버지의 전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화가 지연우’를
지켜야 하는 U그룹 후계자 ‘한태은’

“내가 당신 보호자가 되겠습니다. 그것만 허락해요. 그럼 나머진 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림의 반의반만큼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여자.
어떠한 잠재력이 자신에게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
연약함의 극치인 듯 무기력해도 보이지만,
그림과 닮은 사람이라면 앞으로가 어떨지 절로 기대가 됐다.
그렇기에 태은은 선택했다.
충동적이었으나 가장 효율적이고 빠르게 많은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연우 씨. 일단 나랑 결혼부터 합시다.”


▶미리보기

“한태은 씨.”

정상적으로 말할 수도 있는 여자였구나, 라는 새삼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는 한태은, 으로만 불려봐서 진짜 놀랐다. 그것도 부른 거였다면 말이다.
태은은 나지막한 연우의 부름에 고개를 돌리며 작게 침을 삼켰다.
캔버스를 바라볼 때나 지을 것 같은 곧으며 강한 눈빛이었다. 태은은 가슴에 묵직한 것이 맺힌 듯했다.

“붉은 알을 깨고 나왔는데 검은 새가 있었어요. 그랬던 것 같아요.”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일까? 붉은 알. 검은 새. 그녀의 세계가 붉었던 걸까?
그런 뜻이라면 좋겠다. 일이 쉽게 돌아갈 수 있는 증거일 테니까.
그녀의 세계가 붉은 알이라면, 검은색이라고 한 그가 검은 새일 테니까. 알에서 나온 짐승은 처음 본 이를 어미로 인식한다.
‘그래 뒤치다꺼리를 이렇게 해주는데. 은혜를 알아야지.’
안고 다닌 게 몇 번인가. 밥 챙겨, 작업실 만들어줘, 방까지 꾸며줘, 다 원하는 대로 하래, 이 정도면 정말 어미 아니냔 말이다.

“……존댓말 모르는 거 아니었습니까?”

태은은 다른 의미로 놀람을 표현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욕 안 하면 그게 존중인 줄 알았어요.”

연우는 배시시 웃기까지 했다. 침울하고 어두워 보이던 얼굴에 생기가 잠시 돌았다. 이제야 링거 효과가 드는 듯 밝고 힘이 넘치는 미소였다.

“이제야 해줄 맘이 든 건 아니고?”

비꼬는 것 반, 그게 맞길 바라는 마음 반이었다. 그래야 그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었다.
태은은 손을 뻗어 등받이에 걸쳤다. 그녀의 등 뒤로 쭉 뻗어진 손이다.
연우가 그를 향해 몸을 돌려 등받이에 기대었다. 그를 정면으로 보게끔, 팔 안에 스스로 갇히는 듯한 자세였다.

“나한테 원하는 게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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